노점상들, 연세로 점거하며 서대문구청과 대치

노점상 생계 대책 없는 대중교통전용지구 공사 저지 예고

30일 노점상들이 신촌오거리에서 연세대 앞 굴다리에 이르는 도로(연세로)의 ‘대중교통전용지구’ 조성사업 공사를 막고 대치하면서 서대문구청과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민주노점상전국연합(민주노련) 소속 노점상 80여명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신촌 대중교통전용지구 공사를 위해 차량 통행을 전면 제한한 연세로 양 차선을 점거하고 공사를 막았다. 구청이 대중교통전용지구 공사에 들어갈 경우 공사 기간뿐 아니라 이후에도 노점상들의 생계 대책은 전혀 없기 때문이다.

민주노련 서부지역 관계자는 “연세로 노점상들도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 적극 협조하겠다는 마음으로 구청과 공사기간과 이후 생계 대책 마련을 위한 협상을 진행했지만, 구청은 사실상 노점상들이 알아서 생계를 마련하라는 식으로 공사를 강행하려 한다”며 “구청장의 지방선거 재선을 위한 선심성 공사라는 의혹이 가득한 사업 때문에 노점상들은 생계를 잃게 생겼다”고 밝혔다. 현재 연세로 주변에서 노점을 통해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은 30여명 정도다.

민주노련에 따르면 대중교통전용지구 조성사업은 서울시 ‘보행자중심의 도로’를 만들기 위한 사업과 맞물려 공사가 추진 중이다. 이 사업에는 서울시 예산 28억 원 등 총 80억 원 이상이 소요되며 서대문구청은 노점철거용역 체결예산 4,500만 원도 책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민주노련 서부지역은 지난 3월에 사업 취지에 공감하는 지역의 여러 시민사회단체들과 대책위원회를 발족하고 서대문구청과 대화와 협상을 추진해 왔다.


민주노련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대책위의 기본 입장은 이 사업이 주변 상인들과 노점상, 지역 주민들 모두가 함께 상생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이었으며 이를 위한 구청의 구체적인 대안을 요구했다”며 “그러나 구청은 대중교통전용지구 공사를 앞두고도 노점상에 대한 합의된 입장이 전무하며, 특히 ‘차 없는 거리’로의 전환 이후 노점상 생계문제에 대한 계획이 전혀 없는 상태라 구청의 태도가 대중교통전용지구 사업을 빙자한 노점 강제철거로 전환된 것이 아닌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의구심을 드러냈다.

민주노련은 “노점상 생존권 보장과 주차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대책이 없는 한 대중교통전용지구 공사를 결코 인정할 수 없다”며 “서대문구청이 노점상 강제철거를 도모한다면 결사적인 투쟁으로 막아낼 것”이라고 공사 저지를 계속 진행할 것임을 예고했다.

이날 민주노련의 공사저지에 따라 구청 측은 민주노련과 면담을 진행했지만 협상은 결렬됐다. 민주노련 관계자는 “구청 측이 면담에서 전혀 대안을 내놓지 않아 협상이 결렬 됐으며, 오는 10월 4일 오후 1시 연세로에서 '대중교통전용지구' 사업반대 노점생존권 쟁취 1차 결의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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