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배불리는 군 마트 ‘민영화’...해군 PX가격 4배 이상 비싸

GS리테일 계약 위반해도 군은 ‘뒷짐’...시중 마트보다 비싼 경우도

일명 PX라고 불리는 군대 매점에서도 민영화에 따른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이미 PX를 민영화시킨 해군의 경우, 육군이나 공군 매점보다 상품가격이 4배 이상 비싼 경우도 발견됐다.

심지어 민간업체가 애초 계약사항을 지키지 않아, PX물품이 일반 마트보다 비싸게 판매되고 있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국방부는 이에 대한 제재조치는커녕, 육군과 공군 PX까지도 민영화를 확대하려는 계획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해군은 지난 2006년부터 PX에 대한 민영화를 추진해 왔으며, 2010에는 GS리테일과 정식 계약을 체결했다. PX에서 일하는 군 인력을 감축해 인건비를 절감하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조사에 따르면 민영화된 PX 대다수에서는 아직 장병들이 근무하고 있어, 애초의 취지조차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김광진 민주당 의원은 “민간위탁을 넘긴 것이 220개 정도 되는데 그 중에서 200개 부대에는 아직도 장병들이 그대로 근무하고 있다”며 “군이 주장하는 논리와는 다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영화 이후 PX물품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것 역시 논란이 됐다. 김광진 의원은 4일, SBS라디오 [한수진의 SBS전망대]와의 인터뷰에서 “면도할 때 쓰는 폼 같은 경우는, 육군 PX에 가면 3,400원 밖에 하지 않지만 해군 마트에서는 15,900원에 판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영화 이후 4배 이상 가격이 상승한 셈이다.

심지어 외주업체가 계약 내용을 위반하며 가격을 높게 책정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계약서에는 외주업체가 이마트 영등포점보다는 95%정도, 일반 GS편의점보다는 80%이하로 판매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하지만 업체는 이를 지키지 않으며, 시정명령 또한 무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광진 의원은 “처음에 조사했을 때 150개 물품의 가격이 계약 조건보다 높게 나왔다”며 “그래서 이것을 정리하라고 말하고 3개월 뒤에 다시 조사했더니 그때는 400개 정도의 물품이 더 비싸졌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계약 위반에 대해 제재조치를 취해야 할 군은 뒷짐만 지고 있어 비판을 받고 있다. 김 의원은 “계약 규정에서는 1년 4번 정도 가격에 대해 체크할 수 있도록 돼 있지만, 1년에 한 번 정도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조사해서 적발한다고 하더라도 이에 대한 제재조치를 하나도 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해군에서부터 시작된 PX민영화 바람은, 이후 공군과 육군까지도 확산될 조짐이다. 현재 군 측은 올해 안에 PX민영화와 관련해 결정을 내리겠다는 방침이다. 김광진 의원은 “올해 결정하겠다고 하는 육군과 공군의 민영화를 막는 것이 급선무”라며 “저희 민영화특위에서도 국방장관과 면담을 공식적으로 했고, 이후 문서로 답을 달라고 해놓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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