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충남본부, 유성기업지회 등은 29일 오전 10시 근로복지공단 천안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성기업 노동자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 발표하는 한편 향후 대책 마련 촉구했다.
이날 유성기업 아산공장 노동자 신 모(45) 씨는 “노사분규로 인한 심한 스트레스 후 우울, 불안, 분노, 충동, 불면, 우울증 및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 및 적응장애, 자살시도” 등 병원 소견을 가지고 근로복지공단 천안지사에 산업재해를 신청했다.
신 씨와 마찬가지로 회사의 노조탄압으로 정신건강 고위험군으로 조사된 노동자들이 많아 전국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 소속 조합원들의 산업재해 신청은 늘어날 전망이다.
충남지역노동자마음건강프로젝트 두리공감, 충남노동인권센터 등이 올해 6월부터 9월까지 진행한 ‘유성기업 노동자 정신건강 실태 조사’에 의하면 전국금속노조 유성기업 영동, 아산지회 조합원 30%가량이 회사의 노조탄압과 차별 등으로 인한 ‘정신건강 고위험군’으로 조사됐다.
조사에 응한 지회 조합원 226명 가운데 67명(29.6%)이 노조 탄압 등의 여파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불안 우울증, 알코올 남용 등의 중층적 증세를 보여 ‘정신건강 고위험군’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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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에 의하며 올해 처음 건강조사를 한 영동지회 112명의 경우, 36%인 40명이 ‘고위험군’에 해당됐다. 이들 고위험군 40명, 희망자 65명만 대상으로 2차 심층 심리검사를 한 결과 61%인 64명이 응급 상담 또는 상담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신경정신과나 1급 상담사의 정밀한 진단이 필요하고 치료가 연계될 가능성이 큰 경우라고 조사단체 측은 전했다.
항목별로 보면 아산지회는 조사 인원 중 외상후 스트레스 28%, 불안증상(상태불안) 9%, 우울증상 40%, 알콜중독 12%, 삼회심리스트레스 53%, 전체 고위험군 24% 등으로 나타났다.
작년에도 조사에 응한 아산지회 경우, 작년과 올해의 자료를 비교해 보면 외상후 스트레스는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그 증상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에 비해 우울증상과 알콜중독은 증가 추세이다. 조사단체는 관련해 “이는 사건발생 당시의 고통이나 어려움은 시간이 지날수록 무감각해지고 있으나 그런 고통과 어려움이 내면화, 만성화가 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영동지회의 올해 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적으로 정신건강 고위험군 비율이 약 36%로 나타났다. 외상후 스트레스 38%, 우울증상 51%, 알콜중독 21%, 사회심리스트레스 36% 등이다.
조사단체 관계자는 “현재 영동지회는 2차 심층심리검사에 응한 105명을 상대로 면접상담 진행중이다”며 “아산지회의 경우 1차 기본 실태조사에서 고위험군을 분류하여 2차 심층심리검사를 했는데, 현재 조합원 개별적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조합원들이 있어 전 조합원을 상대로 2차 심층심리검사를 해야 할지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조사단체는 총괄적으로 “현재 아산지회, 영동지회의 조합원들의 마음 건강상태는 ‘위기’라고 봐야 한다”며 “분명한 대상이 있는 분노,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는 화가 고통스런 기간이 장기화되고 책임져야 할 대상이 책임지지 않는 현실이 계속되는 것은 이들을 궁지로 내 모는 행위이다”고 우회적으로 회사를 비판했다.
한편 29일 고용노동부가 2012년 기준으로 산업재해율이 높거나 사망사고가 많이 발생한 사업장 243의 명단을 발표했다. 노동부에 의하면 유성기업 영동공장은 재해율 24.45%로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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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은 기자는 미디어충청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미디어충청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대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