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철도노조는 시민사회와 함께 수서발 KTX 분할 민영화 저지 투쟁을 진행해 왔으며, 노조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경고해 왔다. 하지만 철도공사가 오는 10일, 수서발 KTX 분할을 위한 임시이사회를 개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노조는 예정대로 파업에 돌입하게 됐다.
철도노조는 만약 정부와 철도공사가 사회적 논의에 나서지 않고, 임시이사회를 강행할 경우 이사회 하루 전인 9일 오전 9시부로 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파업에는 철도노조 조합원 2만 1천 명 가운데, 필수유지업무 인원을 제외한 1만 2천 여 명의 조합원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철도노조는 3일 오전 9시 30분,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철도민영화를 막기 위한 마지막 수단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며 “파업을 해서라도 철도민영화를 막겠다”고 밝혔다.
특히 노조는 마지막으로 정부와 철도공사 측에 사회적 논의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노조는 “정부는 더 이상의막무가내식 일방통행을 중단하고 즉각 사회적 논의에 나서야 한다. TV토론회를 공식 제안한다”며 “경쟁도입이지 민영화가 아니라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거짓말만 되풀이하지 말로 당당하게 TV토론회에 나설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명환 위원장은 “철도공사 사장과 경영진들이 계획하고 있는 12월 10일 수서발 KTX 분할 민영화 결정은 분명 철도의 몰락을 예고하는 것”이라며 “당장 중지하라는 노조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이사회 하루 전인 12월 9일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정부는 철도노동자의 정당한 총파업 투쟁을 또다시 불법 운운하며 탄압에 나설 것이며, 심지어 종북 세력이라고 매도할지도 모른다”며 “하지만 철도민영화를 저지하고 국민의 철도를 지켜내기 위한 철도노동자의 투쟁은 그 어떤 탄압에도 굴하지 않을 것이며, 국민과 함께하는 총파업 투쟁으로 기필코 승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파업 돌입과 함께, 철도공사 이사회가 열리는 10일에는 민주노총, 야당, 시민사회와 함께 이사회 장소에서 항의, 규탄 투쟁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김명환 위원장은 “공사 측은 당일 이사회에 대한 장소와 시간을 확인해 주지 않아 이사회가 꼼수로 치러질 가능성이 많다”며 “확인되는 대로 야당과 시민사회, 범대위, 민주노총, 철도 간부 등이 이사회 장소에서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철도노조 파업에 대한 국제사회 차원의 지지, 연대의 움직임도 확대되고 있다. 이미 2009년 철도 파업 당시 정부와 철도공사의 지도부 구속, 해고, 징계, 손배청구, 군인 투입 등으로 90여 명에 달하는 해고자가 발생한 전례가 있어, 국제사회는 이를 막기 위한 강력한 대응을 준비 중이다.
외스타인 아슬락센 국제운수노련 철도분과 의장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국제운수노련은 정부와 사측의 행위를 모니터링하기 위해 국제운수노련 임원과 가맹조직 대표자로 구성된 국제대표단을 한국에 파견하기로 결정했고, 노동기본권 위반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국제운수노련은 세계 각국 가맹조직의 힘으로 이 투쟁을 지지하고 연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노총(ITUC)과 국제운수노련(ITF) 역시 한국 정부에 보내는 공개 항의서를 발표하고 △철도노조 파업과 관련해 ILO의 긴급개입 권고를 수용할 것 △노동권을 침해하는 방식으로 철도 파업이 방해받지 않고 국제기준에 부합한 방식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한 정부의 계획을 통보할 것 등을 요구했다.
한편 기자회견에 참석한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은 “분명하게 밝혀둘 점은, 이번 철도 파업이 국민의 요구와 여론에 의한 파업이라는 것”이라며 “민주노총 역시 지난 8월 열린 중집에서 철도 민영화를 강행처리할 시 총파업을 결의한 바 있으며, 이틀 뒤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노총 총파업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무 공공운수노조연맹 위원장은 “이미 외국 사례에서 철도가 민영화될 경우 대형 참사와 요금폭등이 일어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공공운수노조연맹 역시 철도의 공공성 사수와 철도노조 투쟁 승리를 위해 연맹의 많은 사업장들과 이 투쟁에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