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권 규탄 비상시국대회 준비위원회’는 7일 오후 3시, 서울역 광장에서 비상시국대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노동자, 농민, 빈민, 청년, 학생, 여성, 장애인, 정당 등을 비롯해 쌍용차, 강정, 용산, 밀양, 삼성전자서비스 지회 등에서 상경한 참가자 등 2만 3천 여 명이 참가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행사가 끝난 오후 4시 경부터 ‘박근혜 퇴진’을 외치며 서울역에서 서울시청 방면으로 도심 행진을 진행했다. 애초 집회 참가자들은 청와대까지 행진을 이어간 후, 요구안 전달 및 ‘청와대 인간띠잇기’ 행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경찰이 이를 막아서면서, 청와대로 행진하려는 시위대와 경찰 간의 충돌이 일었다.
오후 4시 30분 경 을지로입구 4거리에 도착한 시위대는 8차선 도로를 점거했으며, 일부 시위대는 경찰의 봉쇄를 뚫고 산발적으로 도심 행진을 벌였다. 이후 오후 5시경, 을지로입구역 4거리에 다시 모인 참가자들은 안국역 종로 2가 방향으로 행진했다.
▲ 정재은 미디어충청 기자 |
▲ 정재은 미디어충청 기자 |
그 과정에서 금속노조를 중심으로 한 시위대는 을지로 외환은행 앞에서 경찰과 대치했으며, 몸싸움 끝에 봉쇄를 뚫고 도심 행진을 벌였다. 일부는 종로2가 4거리에서 4차선 도로를 점거하며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으며,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를 발사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산발적으로 흩어진 시위대가 행진을 벌이면서 도심 곳곳에서 충돌이 일었다.
시위대는 종로2가 네거리에서 경찰과 대치를 벌이다 오후 6시 경, 청계광장으로 행진했으며 이후 오후 7시부터 촛불집회에 결합했다.
▲ 정재은 미디어충청 기자 |
앞서 2만 3천 여 명의 참가자들은 이날 오후 열린 시국대회에서 ‘박근혜 정권 퇴진’을 요구하며 집회를 벌였다.
이들은 비상시국대회 결의문을 발표하고 “오늘 우리는 이제 들어선 지 1년도 안된 박근혜 정권의 실정을 규탄하고, 국민의 힘으로 심판하기 위해 찬바람을 맞으며 이 자리에 섰다”며 “박근혜 정권 1년, 유신이 돌아왔고 재벌들의 무법천지가 돌아왔고 분단과 냉전이 돌아왔다. 비상시국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비상시국대회 준비위는 이 자리에서 △총체적 관권부정선거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특검도입 △비정규직철폐, 특수고용 노동자성 인정, 원청사용자성 인정, 시간제일자리 확산 중단 △노조파괴 상섬그룹 규탄, 최종범열사 투쟁승리 △쌀 목표가격 23만원 쟁취, 기초농산물국가수매제 쟁취 △개발악법 폐기 노점상 노숙인 등 도시빈민에 대한 탄압 중단 △철도, 가스, 전력, 수도, 민영화 저지 등 22개 요구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오는 9일,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는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은 “박근혜 정권은 철도 민영화를 하지 않겠다는 1년 전 약속을 저버렸다”며 “철도노조는 철도 민영화를 저지하기 위해 국민 속으로 들어가, 오는 9일 철도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남문우 금속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최종범 열사가 사망한 지 38일이 지났고, 유가족들은 5일 째 천막 하나 없이 삼성에 교섭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지만, 삼성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며 “박근혜 정권의 반노동 정책에 힘입어 막강한 힘을 갖고 있는 삼성의 악랄함에 대해 국민들을 상대로 폭로해 달라”고 호소했다.
또한 참가자들은 “민중은 ‘이대로는 못살겠다! 박근혜 정권 심판하자!’고 절규하고 있고, 절망과 분노를 모아 투쟁으로 결집하고 있다”며 “이제 노동자도, 농민도, 빈민도, 빼앗긴 자 모두가 깃발을 들고 투쟁으로 달려 나가자”고 결의했다.
한편 비상시국대회 개최 전, 참가 단위들은 도심 곳곳에서 사전대회를 개최했다. 금속노조는 오후 1시, 서초동 삼성본관 앞에서 ‘최종범 열사 문제해결 촉구 및 삼성 규탄 금속노동자 결의대회’를 개최했으며, 화물연대는 같은 시간 보신각에서 확대간부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공무원노조는 2시 30분, 서울역에서 ‘공안탄압 분쇄! 해고자 원직복직 쟁취! 공무원노동자대회’를 열었다.
빈민해방실천연대와 홈리스행동, 빈곤사회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용산참사진상규명위 등은 오후 1시, 서울역 연세 빌딩 앞에서 ‘복지파탄! 민생파탄! 박근혜 정권 규탄 빈민-장애인 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통합진보당과 한국진보연대는 오후 1시, 독립문 공원에서 ‘박근혜 정권 심판, 통합진보당 탄압 분쇄 12.7 국민대회’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