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는 9일 오전 8시,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파업 돌입에 따른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파국을 막기 위해 철도노조가 ‘이사회를 중단하고 논의하자’고 했던 진심어린 제안마저 철도공사는 끝내 거부했다”며 “철도노동자는 09시부터 철도민영화를 막아내기 위한 총파업 투쟁에 돌입하게 됐다”고 밝혔다.
[출처: 노동과세계 변백선 기자] |
앞서 철도노조-철도공사는 8일 오후 4시, 본교섭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공사 측이 대표 교섭 위원의 모두발언 취재를 거부하며 교섭에 불참해 교섭이 파행됐다.
이후 노조는 오후 8시 30분까지 수서발 KTX 분할 민영화를 위한 이사회 중단을 요구하며 사측의 입장변화를 기다리겠다는 최후통첩을 보냈다. 하지만 최현혜 철도공사 사장이 이날 8시 20분 경, 임시 이사회 개최와 관련한 사측의 입장변화가 없음을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노조는 예정대로 파업에 돌입하게 됐다.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은 “이렇게 사회적 갈등과 우려를 확산시키면서 무엇이 급하다고 사회적 논의를 거부하고, 일방통행식의 졸속적인 이사회 일정을 강행하려는 것이냐”며 “정부와 철도공사에 다시 한 번 촉구한다. 이사회 중단을 선언하고 토론의 장으로 나와 달라. TV 토론회도 다시 제안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서 “지금 당장이라도 정부와 철도공사가 이사회를 중단하고 토론의 장으로 나올 것을 선언한다면, 철도노조는 즉각 그에 상응하는 조처를 내릴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명환 위원장은 “국민여러분께 우려를 드리게 된 점 양해를 구하며, 불편을 조금만 참아주시면 철도노조가 철도민영화를 반드시 막아내겠다”며 “114년 국가대동맥을 지켜내기 위한 철도노동자의 결연한 투쟁에 국민여러분의 애정과 지지를 다시 한 번 호소드린다”고 밝혔다.
철도노조 중앙쟁의대책위는 이날 총파업 선언문을 발표하고 “제동장치가 풀려 민영화를 향해 폭주하는 철도를, 철도노동자가 온 몽으로 막아야 한다”며 “오늘 우리는 민영화를 저지하기 위한 정의의 투쟁에 나선다”고 선언했다.
철도노조는 이 날 오전 9시, 전국 131개 각 지부별로 총파업 출정식을 진행한다. 오후 2시부터는 서울, 부산, 대전, 영주, 호남 등 전국 5개 지방본부별로 총파업 출정식을 개최하며, 오후 7시에는 전국 922개의 시민사회, 정당 등이 참여하는 촛불집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파업에는 2만 1천 명의 조합원들 중 필수유지업무자를 제외한 1만 2천명 이상의 전 조합원이 참여한다.
아울러 수서발 KTX 분할 민영화를 위한 임시이사회가 열리는 10일에는, 철도노조와 민주노총, 야당, 시민사회가 이사회 저지 투쟁에 나설 예정이다.
김명환 위원장은 “철도 직원이 배제된 채 불법, 탈법적으로 진행되는 이사회 개최 중단을 요구하며 파업 참가 조합원들이 이사회장에 집결할 것”이라며 “아울러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시민사회, 철도노조, 민주노총 간부 등도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사회장 앞으로 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철도노조는 철도공사가 임시이사회를 강행해 수서발 KTX 법인 출자를 의결할 시, 공사를 상대로 한 배임죄 등의 법적 조치도 고심 중에 있다.
한편 철도공사는 9일 오전, 파업에 동참한 노조 집행부 100여 명을 각 관할 경찰서에 고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공사가 100여 명을 고발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현재 명단을 확인 중”이라며 “지부장들을 포함한 간부들 위조로 고발을 한 것으로 보이며, 현재도 공사는 조합원들에게 문자 등을 통해 현장에 복귀하지 않을 시 징계하겠다는 통보를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공사 측은 조합원들이 업무 복귀 명령에 따르지 않을 시, 직위 해제 등의 징계를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최연혜 철도공사 사장은 이날 오전, 철도공사 서울 사옥에서 ‘국민들께 드리는 사과문’을 발표하고 “이번 파업은 명분도 실리도 없는 명백한 불법파업”이라며 “집 나간 자녀를 기다리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여러분이 일터로 속히 돌아오기를 기다리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