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는 이 씨가 대체인력 없이 300도가 넘는 고로 근처에서 장시간 일을 한 뒤 숨져 과로와 유해한 노동조건에 따른 산업재해 사고라고 주장했다. 고인은 2년 넘도록 근무한 유젯(주) 1, 2, 3기 고로의 풍구, 원료스크린을 관리하는 현대제철 협력업체이다.
노조에 따르면 사고 당일 고로에 바람을 주입하는 설비인 풍구 교체 작업을 하던 이 씨는 사고 전날 풍구 누수현상을 시정하라는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의 지적에 따라 긴급 공사를 진행하면서 공사완료 독촉에 시달렸다.
주변 증언에 따르면 이 씨는 사고 당일 작업 중 “나 너무 힘들다”는 말을 했고 병원으로 옮겨진 직후 사망했다. 이 씨는 사고 전날 자정이 넘도록 보수공사를 진행했고, 사고 당일 날도 아침 8시30분 출근해 작업 하는 등 장시간 노동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1년 전 현대제철이 관리하던 공정까지 근무인원 증가 없이 해당 협력업체가 관리하면서 작업량이 대폭 증가했다는 증언도 나오는 실정이다.
또한 이 씨는 사고 당일 평소 작업복보다 더 무겁고 더운 ‘알루미나 방열복’을 입고 작업에 투입됐다고 노조는 밝혔다. 조민구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장은 “고로의 열기로 작업환경이 고온인 조건에서 알루미나 방열복을 입고 장시간 작업을 하면 건강한 사람도 탈진한다”며 “작년에도 탈진사고가 발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제철은 고인에게 목숨을 담보로 한 장시간 작업을 요구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여러 정황근거에도 불구하고 현대제철과 협력사는 과중한 업무와 유해한 환경에서 장시간 일하다 사망한 사고를 사망원인조차 나오지 않았는데 개인 질병사로 몰아가 정확한 사고경위,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유족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대제철은 측은 고인이 지병으로 사망했다는 입장이다. 충남 당진경찰서는 뇌경색으로 인한 사망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밝힐 예정이다.
한편 현대제철에서는 2013년에만 산업재해로 12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독, 근로감독 현장상주, 안전관리 실태 조사에도 사망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연이은 노동자 사망 산업재해로 지탄을 받고 있는 현대제철이 지난 5일 대국민 사과와 예방 대응책을 내놨지만 당장의 비난을 피하기 위한 ‘임시방편용’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올해 5월 가스 유출로 하청 노동자 5명이 사망했고, 지난달 26일에는 공장 내 현대그린파워 발전소에서 점검 작업을 하던 노동자 1명이 가스 누출로 사망하고 8명이 부상당했다. 또 지난 3일에는 당진공장 지붕에서 38세 노 모 씨가 20m 아래 바닥으로 추망 사망했다. 사내 교통사고와 각 종 사고 등 산업재해를 포함하면 공식 산재 사망자는 12명에 이른다.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는 “정확한 사고경위, 사망원인에 따른 책임자 처벌과 함께 현대제철이 언론에 공개한 허울뿐인 안전대책이 아니라 하청노동자들이 직접 참가하는 더 이상 죽지 않고 일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 특단의 조치”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지회는 “365일, 24시간, 휴일도 명절도 쉬지 않고 일하는 장시간 노동, 아차하면 생명을 잃을 수 있는 유해한 환경, 저임금에 시달리는 조건에서 산재사고는 멈추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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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은 기자는 미디어충청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미디어충청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대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