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버랜드 ‘노조가입 방해’ 막말 교육 파문

민주노총과 진보단체 등 악의적 비방...“노조 지배개입 범죄행위”

삼성에버랜드가 2011년 사원들에게 민주노총이 조합비를 벌기 위해 삼성에 노조를 설립하려고 한다는 등 회사 내 노조 설립을 막기 위해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내용의 막말 교육을 해 파문을 일고 있다.

전국금속노조와 노조 삼성지회 등은 10일 오전 11시 삼성전자 서초 사옥 앞 최종범 열사 노숙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가입 방해, 허위사실 유포로 삼성에버랜드 사측을 검찰에 고소했다.

[출처: 금속노조]

금속노조는 이날 삼성 에버랜드 당시 인사팀 차장 김 모 씨가 2011년 7월6일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의 음성파일과 녹취록을 공개했다. 삼성에버랜드는 같은 해 상반기부터 ‘새로운 조직문화’를 주제로 전 사원 대상 교육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 내용은 먼저 현대자동차의 예를 들면 노조가 필요 없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으로 이경훈 현대차지부장이 이전 노조 지부장 시절 2년 연속 무분규 선언으로 파업을 하지 않으면서 노동자들이 사상 최대의 보너스를 받은 점을 들었다. GM 본사가 소재한 미국 동부 디트로이트시 파산 사태 이후 이경훈 지부장이 도시를 방문하고 ‘등골이 오싹’해 노사 ‘윈윈 전략’으로 돌아섰다는 것.

그리고 삼성에버랜드 측은 기륭전자와 쌍용자동차 투쟁을 예로 들며 노조가 생기면 필연적으로 외부세력이 끼어들고, 외부세력은 노조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파업 투쟁과 폭력행위를 조장한다고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

관련해 김 차장은 전 사원교육에서 “다 외부세력이 와서 다해줍니다. 부르스 난리치고 그중에 주동했던 사람. 누굴까요? 이 양반이죠. 김소연 분회장 이라고. 저 사람이 민주노총 금속노조에서 심습니다. 말 그대로 위장취업 너 기륭전자에 가서 한건 제대로 해. 내가 앞으로 넌 챙겨줄게. 왜? 당에서 시키는 모든 것을 합니다. 당에서 시켰으니까. 왜 무슨 당 민주노동당”이라고 말했다.

기륭전자 불법파견 노동자의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1895일 동안 농성을 벌인 김소연 전 분회장에게 김 차장은 재차 “월급이 한 달에 한 130만, 190만원 받던 시기에 한 달에 평균 500만 원 이상 씁니다. 술 사줘, 모든 경조사에 다 참석합니다. 결혼할 때 30만원씩 내고. 금속(노조)이랑 민주노총에서 대주니까...대단한 여잡니다. 대단한 언니였던 거죠”라고 막말을 했다.

2009년 쌍용차 대량 정리해고에 따른 노조의 점거파업에 대한 언급에서는 ‘노동자 연대 다함께’가 ‘쌍용차 파업 당시 조합원들을 집합시켜 선동하고, 각목과 망치를 나누어주고 조합원들의 핸드폰을 걷고 돌려주지 않는 등’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이정희, 강기갑, 노회찬 의원도 비방하거나 인신공격했다.

이어 교육 내용은 삼성에버랜드 노조 설립과 관련한 언론보도를 거론하면서 노조를 만들면 외부세력에게 이용당한다고 결론 내린다. 사실상 전 사원 교육 명목으로 노조 깨기 막장 교육을 한 것. 조장희 삼성지회 부지회장은 “김 차장은 2011년 7월 13일 삼성노조가 설립신고를 한 날로부터 불과 7일 전에 강연을 했고, 강연에서 삼성에버랜드 노조설립과 관련한 언론보도를 언급했다”며 “노조 설립을 앞두고, 직원들의 노조 가입을 막기 위한 의도 하에 이루어 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민주노총에 대해서 김 차장은 “민주노총이 양당에 정치자금 다 대준다. 민주노총에서 삼성에 깃발을 꽂아야겠다고 얘기하는 이유 중 가장 큰 게... 결국은 이거(돈을) 땡겨야 하잖아. 20만 명 삼성 다니는 직원들이 노조 만들어 돈 내주면 1년에 700억원 이상이...”라고 말했다.

금속노조는 “김 차장은 민주노총 및 진보 단체에 대한 악의적인 비방을 통해 심각하게 명예를 훼손하는 한편, 민주노총 및 진보 단체의 지원을 받는 삼성노동조합에 대한 이미지를 훼손하여 직원들의 삼성노동조합 가입을 막으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러한 김 차장의 교육내용은 ‘노동조합의 활동에 대하여 단순히 비판적 견해를 표명 하거나 근로자를 상대로 집단적인 설명회 등을 개최하여 회사의 경영상황 및 정책방향 등 입장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행위’를 넘어서는 노동조합에 대한 지배, 개입행위로 명백한 범죄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금속노조는 삼성그룹에 △무노조 경영-노조파괴 전략 철회를 요구하면서 삼성에버랜드에 △김 차장의 부당노동행위 사과와 책임자 처벌 △금속노조 삼성지회에 대한 탄압 중단과 해고자 복직 △전 사원 교육을 이용한 범죄행위 사과와 정당한 노조활동 보장 등을 요구했다.
덧붙이는 말

정재은 기자는 미디어충청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미디어충청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대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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