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가족구성권 보장 운동 시작할 것"

10일 성소수자 가족구성권, 혼인신고 수리 촉구 기자회견 열려

  ‘성소수자 가족구성권 보장 및 혼인신고 수리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이 10일 이른 10시 참여연대에서 성소수자 가족구성권 보장을 위한 네트워크 준비위원회 주최로 개최됐다. [출처: 비마이너]

‘성소수자 가족구성권 보장 및 혼인신고 수리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이 10일 이른 10시 참여연대에서 성소수자 가족구성권 보장을 위한 네트워크 준비위원회(아래 성소수자네트워크(준)) 주최로 개최됐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가한 혼인신고 당사자 등 참가자들은 동성애자, 혹은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법으로 보장된 가족의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을 규탄하고 성소수자가 정당하게 가족을 구성할 권리를 요구했다.

  발언하는 김조광수 감독 [출처: 비마이너]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조광수 영화감독은 “우리의 결혼을 국가가 보장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우리는 결혼식을 서로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서 진행했고, 2000명이 넘는 사람이 증인이 되어주셨다”라면서 “우리 혼인신고를 더 이상 동성애자라는 이유만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이는 명백한 차별임을 만천하에 드러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조 감독은 “대한민국 헌법 어디에도 동성애자가 결혼하지 말라는 말은 없고 우리의 결혼이 합법이 아니라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라면서 “대한민국 성소수자들이 가족을 구성할 권리를 빼앗겨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레인보우팩토리 김승환 대표는 “이 나라에서 부부로서 누리는 것이 많은데, 우리는 법적으로 부부가 아니어서 보금자리 대출도 받을 수 없고 병원에 갈 때 배우자로서 수술동의서에 서명할 수도 없다”라면서 “이성애자 부부 중심으로 법이 이뤄져 있는데, 그렇지 못하고 혼인신고를 못 하는 다양한 소수자 커플들도 권리를 누려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참여연대 이석태 공동대표는 “두 분이 세계인권선언일을 맞아 혼인신고를 하는데, 이건 두 분뿐만 아니라 동성애자 전체의 권리선언이고, 동성애자 포함해 우리 사회 소수자 인권이 현재 얼마나 보장되고 있는지 점검할 기회”라면서 “더 나아가 누구나 약자가 되는 경험을 하는데, 약자가 되었을 때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확인해보고 이에 동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여성단체연합 김금옥 대표는 “두 분의 결혼식을 많은 사람이 다양한 형태로 축하해주었던 모습은 인권이라는 것이 보편적 가치임을 부정하지 않는 의식이 표현된 것”이라면서 “두 분의 혼인신고가 수리되어 다양하고 평등한 결혼과 가족구성이 받아들여지고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차별이 사라지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섬돌향린교회 임보라 목사는 “이성애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결혼 의미가 폄훼 당하거나 법적으로 부부의 지위를 갖는 구성원에서 배제된다면 우리가 어떻게든 고쳐 나가야 할 부분”이라면서 “김조광수 김승환 두 분, 성소수자 가족구성권을 위해 애쓰는 수많은 사람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며 서로 격려하고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성애자인권연대 곽이경 활동가는 “이성애적 결합 방식으로 이뤄진 소위 '정상가족'만이 사회적으로 올바른 것인지 성소수자 가족구성권을 통해 문제를 제기하고자 한다“라면서 ”어떤 형태의 가족이든 간에, 혹은 결혼의 테두리 안에 있지 않더라도 가족을 이루는 사람이 평등하게 권리를 보장받고 살기 위해서 우리는 성소수자 가족구성권 보장을 위한 운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성소수자네트워크(준)은 김조광수, 김승환 부부 혼인신고서 증인 서명식과 이성 부부에게 보장되는 권리가 동성 부부에게는 보장되지 않음을 보여주는 퍼포먼스를 끝으로 이날 기자회견을 마쳤다.

김조광수, 김승환 부부는 혼인신고 서류를 이날 우편으로 서대문구청에 보냈으며, 구청 측이 이 서류를 정상 처리하지 않으면 법원에 이의신청을 낼 예정이다.

한편 성소수자네트워크(준)은 이날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성소수자 가족구성권 보장을 위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지지 선언 캠페인 △서대문구청과 서부지방법원에 성소수자 가족구성권 보장 및 혼인신고 수리 촉구 엽서 보내기 △성소수자 가족구성권 차별사례 증언대회 등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이들은 내년 1월에 성소수자 가족구성권 보장을 위한 네트워크 발족식을 열 예정이다.(기사제휴=비마이너)

  김조광수 감독, 김승환 대표의 혼인신고서에 서명하는 이석태 공동대표. [출처: 비마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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