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
서승환 국토부 장관은 면허발급 직후 발표문을 통해 “철도 역사의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졌다. 오늘, 수서발 KTX 운영 면허가 발급됐다. 드디어 철도경쟁시대가 열린 것”이라며 “이것은 독점을 유지하면서 막대한 적자를 내고 있는 철도에 경쟁체제를 도입하여 국민에게 돌아가는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만성 적자에 들어가던 국민혈세를 줄이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19일째 이어지고 있는 철도노조의 민영화 저지 파업과 관련해서도 “철도노조는 경쟁도입을 반대하며 19일째 파업을 이어오고 있다. 공공부문 내에서의 최소한의 경쟁조차도 거부하면서 독점기득권을 유지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이제 더 이상의 불법파업 등으로 국민을 불안에 빠뜨리지 말고 본연의 업무로 복귀하기를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철도파업을 둘러싼 각계의 중재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토부가 면허 발급을 기습처리 함으로써, 철도 파업 사태는 또 한 번 파국으로 치닫게 될 조짐이다.
특히 이 날 아침, 철도노조는 기자회견을 통해 ‘면허발급을 중단하면 파업을 중단 하겠다’는 결단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노조의 제안에도 국토부가 면허발급을 강행하면서, 정부는 사실상 노조와의 어떤 대화와 타협도 불가하다는 원칙을 다시 한 번 확인시킨 셈이 됐다.
노동계는 독재 정권의 성격이 그대로 그러난 사건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민주노총과 철도노조는 국토부의 면허 발급 강행에 맞서 총파업을 포함한 전면 투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민주노총은 성명을 발표하고 “어제와 오늘 철도 노사간 실무협의가 진행되었고 오늘 국회에서는 노사정 대화의 자리가 만들어졌으며 조계종까지 나서서 타협책을 모색하고 있는 사이, 국토부는 면허 발급 준비를 했다가 기습적으로 처리했다”며 “이것은 애초에 노조와 국민의 목소리를 들을 생각조차 없었다는 방증이며 반대의견은 아예 듣지 않고 적으로 규정해 말살하겠다는 독재권력의 그 자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어서 “민주노총은 오늘의 폭거를 박근혜 정권의 독재적 성격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건으로 규정하고 이미 예고한 대로 내일 1차 총파업으로 대답할 것”이라며 “우리의 투쟁은 1차에 그치지 않고 박근혜 정권 1년이 되는 내년 2월 25일까지 쉬지 않고 계속될 것이고 각계각층과 함께 하는 범국민적 항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백성곤 철도노조 홍보팀장 역시 “철도노조가 파업 중이고, 국민들의 반대 의견이 많은 상황에서 정부가 국민의 의견을 듣지 않고 경쟁체제 도입이라는 형식으로 사실상의 수서발 KTX민영화를 위한 면허를 발급한 것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며 “노조는 이와 관련해 지속적으로 파업 대오를 유지하면서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철도노조는 28일 오전 10시, 민주노총에서 이와 관련한 공식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철도공사는 철도노조를 상대로 116억에 달하는 가압류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져, 노사 대치 국면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철도노조는 “철도공사가 전통적 노동 탄압 수단인 가압류마저 동원했다. 지난 26일 철도노조를 상대로 116억 가압류를 신청했다”며 “116억의 가압류 신청은 파업에 대한 대응이 아니라, 이번 파업을 기회로 철도노조를 완전히 파괴하겠다는 것과 다름아니다”라고 규정했다.
이어서 “노동조합의 일상 활동마저 할 수 없도록 위협하고, 조합원을 협박하기 위한 손배 가압류 등의 전근대적 노조 탄압은 노사 관계의 정상화를 더욱 요원하게 할 것”이라며 “특히 수서발 KTX 주식회사 법인 설립 결정으로 철도노동자들의 가슴에 피어오른 철도공사 경영진에 대한 불신과 분노만 더욱 키울 뿐이며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