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철도노동조합(위원장 김명환)이 파업 22일 만인 30일 오후, 파업 철회를 공식 선언했다. 여야가 국토교통위원회 산하 철도발전소위원회를 구성함에 따라, 노조는 우선 파업을 접고 이후 소위원회를 통한 올바른 철도발전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과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 이상무 공공운수노조연맹 위원장은 30일 오후 6시, 서울 정동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철도노조 파업 중단에 따른 입장을 발표했다.
철도노조, ‘파업철회’ 공식 선언...“현장투쟁 나선다”
이 자리에서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은 <국민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국민여러분들이 함께 해주셨기에 지난 22일 간의 모진 탄압과 역경 속에서도 조합원들은 굳건히 파업대오를 지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이 자리를 빌어 2만 1천 조합원과 10만 철도가족을 대신해 국민여러분께 진심어린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철도노조 역사상 최장기 투쟁 기록을 세운 이번 파업의 성과와 관련해서는 “철도를 비롯한 우리 사회의 공공재를 민영화해서는 안 된다는 전 국민적 합의가 이뤄졌다”며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수립과 집행이라는 후진적인 관행을 타파하고 공공정책 수립에 있어 ‘사회적 대화와 합의’를 우선시하는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이후 계획과 관련해 “저희는 이번 합의에 따라 구성되는 국회차원의 철도발전 소위원회에 적극 참여하여 올바른 철도발전 대안을 함께 모색함은 물론 향후 모든 과정을 국민과 함께 공유하며 국민의 철도, 공공철도를 확대 강화하는데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철도노조가 공식 파업 철회를 선언하면서, 그동안 파업에 참여했던 조합원들은 31일부로 현장에 복귀하게 된다. 김명환 위원장은 투쟁명령 5호를 발표하고, 총파업 투쟁을 현장투쟁으로 전환함과 동시에 전 조합원은 내일 오전 11시까지 현장으로 복귀한다는 방침을 전달했다.
또한 조합원들은 내일 오전 9시부터 지구별로 파업투쟁 보고 및 현장투쟁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지부쟁대위원장이 지부별로 취합한 복귀서를 사측에 전달한 뒤 지부별로 복귀하게 된다. 아울러 김명환 위원장은 투쟁명령을 통해 “철도분할과 민영화저지 투쟁은 끝나지 않았으며, 향후에도 지속한다”며 “오늘 저녁 지부별로 당면한 징계 및 현장탄압 분쇄, 민주노조 사수를 위한 투쟁계획을 공유하고 힘찬 투쟁을 결의한다”고 선언했다.
민주노총, 2, 3차 총파업 및 ‘국민총파업’ 지속
국토위 산하 철도발전소위원회 설치에는 합의를 했지만, 회사 측의 각종 징계와 고소고발, 116억 원에 달하는 손해배상 등의 문제는 고스란히 남아 있다. 철도공사 노사는 30일, 실무교섭에 돌입해 이와 관련한 논의를 진행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도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명환 위원장은 “철도공사와의 실무교섭에서 합의가 되지 않았다. 노조는 내일 복귀하면 파업 참가 조합원 전원 직위해제를 비롯해 각종 징계가 부당하다고 주장할 것이며, 징계에 맞서 지부별 투쟁을 결의하고 시민사회, 정치권과 함께 철도노조 파업투쟁에 대한 정당성을 알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파업 철회 발표 이후 현장 조합원들의 분위기와 관련해서는 “현장 조합원들은 이번 투쟁 과정을 함께 했기 때문에 여야의 합의에 노조가 함께 결정하고, 철도 민영화 쟁점으로 투쟁을 지속해 나가는 것에 동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노총도 이번 철도파업 철회 결정과 관련해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철도노조의 현장복귀 여부와는 상관없이 1월 말까지 이어지는 총파업 투쟁은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신승철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철도노조가 내부 절차를 거쳐 결정한 현장 복귀 방침을 존중한다”며 “민주노총은 여야 합의로 구성된 국토교통위원회 산하 철도발전소위원회의 논의가 수서발 KTX를 포함한 철도분할민영화 저지와 철도 공공성 강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조합원 및 국민과 함께 중단 없는 투쟁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또한 민주노총은 철도노조의 현장 복귀와는 상관없이, 12월 27일 중앙집행위원회가 결정한 ‘박근혜 퇴진, 민영화 저지, 노동탄압분쇄 총파업’ 투쟁 기조를 중심으로 9일과 16일 2, 3차 총파업에 돌입한 뒤 2월 25일 국민총파업에 나서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