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4일 서울시내 3개 센터와 인천지역 2개 센터가 파업에 동참하면서 경기남부 5개 센터, 대전충청(중부권) 6개 센터 등 전국 34개 센터에서 750명가량의 노동자들이 파업에 나섰다고 밝혔다.
설 연휴 직전 전국 29개 센터에서 600명가량의 노동자들이 파업에 나선 것과 비교해보면 파업이 점차 확대되는 분위기다.
이들은 오전 8시 출근선전전, 권역 내 센터 앞 집중집회, 시민선전전 등 하루 종일 파업일정을 진행하며 삼성전자서비스가 “‘건당 수수료’라는 기이한 임금체계를 강요하고, 근로기준법을 지키지 않는다”고 비판하고 있다.
87%의 높은 찬성률로 파업이 가결된 대전충청지역 노동자들은 설 연휴 직전 29일 파업출정식을 하고, 2월 3, 4일 연이어 항의 행동을 이어가 사실상 3일 동안 전면파업을 벌였다. 관리자 폭행으로 사측의 ‘노조파괴’ 공작이 쟁점화 됐던 영등포센터 등 서울시내 3개 센터도 사측의 노조탄압 중단을 촉구하며 4일 다시 파업에 가세했다.
[출처: 삼성전자서비스(중부권)지회] |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사장단이 교섭을 위임한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책임과 권한이 없다며 사측의 성실한 교섭을 촉구하고 있다.
지회는 “삼성전자서비스 본사와 협력업체들은 ‘경총 교섭대표단’에 교섭을 위임하고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해왔으며 임금 및 사내 복지 향상에 대한 어떠한 ‘안’도 내놓지 않았다”며 “더구나 최근 경총이 대부분의 교섭에 불참해 AS기사들이 일손을 놓도록 내몰았다”고 4일 밝혔다.
특히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건당 수수료’ 임금체계를 비판하면서 ‘월급제’ 시행을 요구했다. AS기사들의 임금체계는 수리 1건당 임금으로 결정되며, 건당 임금의 기준은 분급(분당임금) 232원이다.
반면 사측은 노사 교섭을 통한 사태 해결보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의 파업에 대체인력을 투입하거나 물량을 이관해 파업 무력화에 힘을 쏟는 모양새다.
최종혁 삼성전자서비스지회(중부권) 부지회장은 “서대전센터 노동자들이 파업을 하자 동대전센터로 수리 물량을 넘기는 등 사측의 비열한 행동이 포착되고 있다”며 “전국 협력업체들이 비슷한 양상으로 노조를 탄압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김해센터를 비롯해 부산, 경남, 경기지역 내 센터에서 삼성전자서비스 본사 대체인력이 투입된 일이 드러나면서, 노동자들은 항의 연대파업에 돌입하기도 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최종범열사대책위 등은 5일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대체인력 투입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금속노조는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1월 13일을 기점으로 지역별 합법 파업을 벌이고 있다”며 “하지만 삼성은 타 업체의 AS기사를 대체인력으로 투입했다가 노조법 43조를 위반한 ‘불법 대체인력 투입’이 확인되자 삼성전자서비스 원청 AS기사를 대체인력으로 투입해 파업을 무력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삼성의 대체인력 투입은 ‘2012년 S그룹 노사전략’ 문건에 따라 삼성전자서비스지회를 인정하지 않고 노조파괴를 강행하는 행위”라면서 “정규직 AS기사의 대체인력 투입은 오히려 원청의 지배개입과 원청의 사용자성을 확인하는 명백한 증거이다”고 주장했다.
앞서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지난 1월 20~21일 부산 동래센터와 해운대센터의 파업에 투입된 32명의 대체인력이 처리한 AS건 중 90% 정도가 ‘LOSS’ 건으로 분류됐다며 “기술력이 떨어지는 대체인력 투입으로 소비자들만 피해를 봤다”고 주장한 바 있다.
LOSS는 수리 불가나 서비스 거부, 고장증상 재현 등으로 수리가 되지 않은 실적을 뜻한다.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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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은 기자는 미디어충청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미디어충청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한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