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가디언>은 “한국 영화, 삼성공장 관련병에 대한 주장 조명”이라는 제목으로 “또 하나의 약속은 (삼성)전자에서 일했던 딸의 백혈병으로 인한 죽음에 대한 진실을 10년 동안 추적해온 한 남성을 반추한다”고 보도했다.
이 언론은 10대에 삼성전자에 유미 씨가 취직했을 때 부친 황상기 씨는 “자랑스러움에 한껏 터질 것 같았다”며 “유미는 고생스럽게 살아가는 가족에 충분한 돈을 보탤 것이며, 유미가 바랐던 것처럼 어린 남동생을 대학도 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일화로 이 영화에 대한 소개를 시작했다.
[출처: http://www.theguardian.com/ 화면 캡처] |
하지만 “유미씨는 2007년, 한국의 이 가전제품회사 반도체(삼성) 공장에서 일을 시작한지 5년 후, 병원을 향해 급히 차를 몰던 아버지 택시의 뒷좌석에서 사망했다”며 그 이유에 대해 “23세의 유미는 20개월 전 급성 백혈병이라는 드문 형태의 진단을 받았다”고 전한 뒤 “그의 아버지는 삼성 수원 공장에서 유해화학물질에 노출돼 발생했다고 주장한다”는 사실을 소개했다.
이에 대해 <가디언>은 “황 씨의 삶은 딸이 직업병으로 사망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세계 최대의 기술회사 그리고 (이에) 겁에 질려있는 한국 언론들에 맞서며 구렁텅이로 빠져들었다”며 “나는 전문가에게 얘기했고 신문, 방송사와 잡지에 내가 찾은 것을 전달했지만 그들 모두는 ‘당신은 삼성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을 것 같지 않다’며 모두 같은 말만 했다”는 황 씨의 진술을 전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가디언>은 “목요일(6일), 유미 사건과 삼성 공장에서 일한 후 병이 났다고 제기하는 다른 수십명을 둘러싼 침묵은 진실을 위한 십년간의 오랜 추적에 의해 고무된 픽션 영화의 전국 상영으로 뚫렸다”며 “‘또 하나의 약속’은 전적으로 개인 기부와 대중의 지원으로 제작된 최초의 한국 영화”라며 “약 7천명이 전체 예산 중 4분의 1을 지원, 나머지는 개인적 투자와 영화제작자 자신의 기부로 제작됐다”고 밝혔다.
<가디언>은 ‘또 하나의 약속’ 감독 김태윤 씨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가디언>은 김태윤 씨가 “유미 사건에 대한 신문 기사를 잃고 영화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하고 “친구들은 내게 경력에 위험할 것이라며 하지 말라고 얘기했다”며 “하지만 (...) 영화제작자에게는 어떠한 금기 대상도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논쟁적인 또는 민감한 주제를 다루는 것에 상관하지 않았다”는 견해를 전했다.
그러나 <가디언>은 “삼성은 이 사건에 대한 공개적인 논평을 꺼려하지만 서울 본사 외부에서 엄숙하게 진행된 시위에 대한 괴롭힘, 황씨 가족들을 주야로 뒤좇은 회사 직원 문제 등 여러 사건에 대한 영화의 설명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삼성 반도체 노동자 직업병 사례와 투쟁도 상세 소개
<가디언>은 이번 영화 외에도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병에 들거나 사망한 수많은 노동자들의 심각한 상황을 상당한 지면을 할애해 소개했다.
이 언론은 “유미와 그의 다른 동료들은 혼자가 아니다”라며 “‘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반올림)’에 따르면, 약 200명의 노동자가 삼성과 다른 반도체 제작업체에 유사한 혐의를 주장해왔다”고 전하고 그러나 “지난해 노동자 복지서비스를 통해 산재보장을 제기한 30여 명의 삼성노동자들 중 단 2명만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가디언>은 “이 단체에 문의한 반도체산업노동자 대부분은 20, 30대에 병이 걸렸으며 현재까지 50명 이상이 사망했다”며 “유미와 다른 노동자들의 경우가 우연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고 노동자들은 자신이 처리하는 물질의 종류에 대해 결코 들은 바가 없으며 심지어 노무사가 삼성에 화학물질에 대한 세부 사항에 대해 물어봤을 때도 그들(삼성)은 회사 비밀이라고 대답했다”는 이종란 노무사의 이야기를 전했다.
그러나 <가디언>은 “이 운동은 2011년 서울행정법원이 삼성공장의 독성 화학 물질이 유미 씨를 포함해 2명의 노동자 암 사건을 ‘야기하거나 적어도 촉진시켰다’는 판결을 해 이로부터 힘을 얻었다”며 “한국 근로복지공단은 관련된 증거가 없다며 항소”했지만 “2009년 백혈병으로 사망한 29세의 여성에 대한 최근 또 다른 사건에서, 서울 법원은 그의 병과 삼성 메모리칩공장에서 보낸 5년 사이에 ‘상당한 인과 관계’가 존재한다고 판결했다”고 밝혔다.
<가디언>은 “(삼성)회사 관계자는 백혈병과 같은 혈액암 사건은, 반도체 산업에서, 한국 전국 평균 보다도 낮다고 지적했다”고도 전했지만 “그러나 단체에 따르면, 유미와 그의 동료가 앓은 백혈병의 희귀한 형태는 20-29세 사이 한국인에게서는 10만 명당 4.2명 수준이라고 밝혔다”는 반박 진술도 함께 보도했다.
이 언론은 또, 삼성이 밝힌 진술서를 기초로 “우리 직원들의 건강과 안전을 보호하는 것은, 이제까지, 우리의 최우선 사항”이라며 “따라서, 우리는 삼성 가족의 전 구성원을 잃은 것에 깊이 상심했으며 병과 싸우고 있는 이들에 대해 염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삼성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3년 간의 검토와 미국 컨설팅 회사 이바이어런 인터내셔널의 연구에 따라, 작업장 환경과 직원의 질병 간의 상관관계를 찾지 못했다”는 입장과 함께 “우리는 삼성 가족 모두를 위한 가장 높은 건강과 안전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을 계속 경주할 것”이라는 약속도 전달했다.
[출처: 반올림] |
그러나 <가디언>은 “이러한 보증은 삼성을 그만둔 지 4년이 지난 2005년 뇌종양 진단을 받은 김시녀 씨에 어떠한 감동도 주지 않는다”며 “‘내 딸은 많은 양의 납과 유기 용제를 흡입했다’며 ‘이것이 딸의 질병과 직업이 관련돼 있다고 확신하는 이유다’”라는 어머니 한혜경 씨의 말을 전하고 36세의 김시녀 씨는 “여러 번의 뇌수술을 받은 후 호전됐지만 부분적인 마비와 언어적 장애를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씨는 여기서 “나는 내 딸에게 그의 직업과 병 사이의 관련성을 증명할 수 있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며 “사람들은 내게 삼성과의 싸움은 계란으로 바위치기라고 말하지만 이는 날 단지 더욱 싸우고 싶게 할 뿐”이라고 밝혔다.
<가디언>은 끝으로 유미 씨의 아버지인 황씨에 대해 “속초에서 택시 운전을 하며 시간을 쪼개 100마일이나 떨어진 서울에서의 시위와 회의에 참석한다”고 소개하고, “그는 소득 감소와 급증한 의료비 때문에 (삼성에 대한) 보상 청구를 포기하는 대가로 삼성으로부터 재정적인 지원을 받아들인 다른 가족들을 비판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그는 그의 법적인 투쟁이 수년 이상 지속되고 결국 실패로 끝나더라도 침묵은 매수될 수 없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황씨는 여기서 “내가 10억 원을 거절하자 그들은 기본적으로 나에게 내 가치를 매기라고 부탁했다”며 “하지만 난 다른 가족들이 고통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고 해도, 절대로 그들의 돈을 받을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가디언>의 저스틴 맥커리 통신원은 지난달 7일 서울 마포에서 진행된 ‘또 하나의 약속’ 제작보고회에도 참석해, “‘또 하나의 약속’이 의미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며 “관객들이 삼성과의 싸움에 대해 어떤 지점을 알고 느꼈으면 좋겠는가”라고 묻는 등 진지한 관심을 보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