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현장실습생 사망 열흘 지나도 장례 못치러

마우나리조트 3일 만에 합의, 금영ETS 열흘째 대책 없어

17일 밤 마우나리조트 붕괴사고 후 사흘만인 20일 코오롱측과 유족 보상합의가 이뤄진 가운데 10일 숨진 고등학교 실습생 김군(19)에 대해서는 회사측과 유족간 대화 진전이 없어 열흘째 장례를 못 치르고 있다.

  지난 10일 현장실습생 김군이 사망한지 열흘째다. 회사도 행정기관도 대책이 없다. 아들 잃은 슬픔에 세상에 대한 답답함만 쌓여간다. ⓒ용석록 기자 [출처: 울산저널]

19일 금영 회사측과 유족은 대화를 나눴지만 금영ETS는 유족에게 구체적인 사과나 보상 내용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회사측은 유족과의 대화에서 금영ETS는 야근을 시키지 않았고, 김군이 야간근무를 원했다면서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이다.

고등학교 실습생으로 일하다 숨진 김군(19, 현대공고)은 지난 10일 밤 10시 10분께 북구 모듈화산업단지 금영ETS에서 현장실습생으로 일하다 숨졌다.

목격자 진술에 의하면 김군은 10일 밤 10시 10분께 공장 지붕에 깔렸다. 그는 살려달라고 소리쳤고 평소 친하게 지내던 동료 B씨가 김군의 손을 잡고 있었다. 119 구조대가 와서 김군을 차에 태우고 심폐소생술을 하면서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숨졌다. 김군의 부모에게 사망소식이 알려진 건 밤 11시 45분.

김군의 부모는 지금까지도 사망 원인을 정확히 모른다. 현장에 같이 있었다던 B씨는 금영ETS소속이 아닌 (주)현대밋숀 소속이다. 그는 충격으로 병원에 입원했다는데 연락이 닿지 않는다. 김군의 부모는 왜 현장에서 119가 오기 전 20분 동안 구조활동이 없었는지 알 수 없다.

금영ETS 안에는 공장이 2동 있다. 금영쪽은 금영ETS 직원이 일하는 A동은 야간작업자에게 출근을 시키지 않았다고 했다. 금영측에 의하면 B동은 금영쪽에서 현대밋션으로부터 설비를 이전해 기술을 전수받는 중이었다. 당시 B동에는 현대밋숀 직원 4명과 금영 직원 3명(김군 포함)이 출근했다. 금영ETS는 A동에서 일하는 직원 60명 가운데 주간조를 뺀 야간조 25명을 출근하지 말도록 조치했다며 B동 관리는 현대밋숀에서 담당했다고 주장한다. 김군이 금영ETS소속 현장실습생이었지만 현대밋숀 직원 지시에 따라 일을 했다는 것이다.

유족은 김군과 금영ETS, 현대공고 3자가 사인한 현장실습생계약서가 있다며 책임 소재는 금영ETS와 현장실습생 야간근무를 단속하지 못한 현대공고에 있다고 주장한다.

김군 유족은 열흘이 지났어도 경찰 수사가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알지 못한다. 18일 고용노동부울산지청도 조사중이라는 말을 했을 뿐 구체적인 말은 하지 않았다.

금영ETS 회사측은 김군 장례식장도 유족에게 맡겨 빈소를 유족이 차렸다. 유족은 금영측 본부장이 빈소를 찾아와 건넨 첫 말이 ‘사과가 아닌 원하는 게 뭐냐’는 말이었다며 어이없어 했다. 이후 회사 대표와 직원들은 빈소를 찾아가 사과했지만 분노한 유족은 회사측 조문을 거부했다. 회사측은 유족이 연락할 때까지 오지 말라고 했다며 유족과 대화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다.

학교측(현대공고)은 김군이 죽은 이틀 뒤 졸업식장에서 김군을 위한 애도 시간을 갖지 않았다. 졸업장도 학생 편으로 보냈다.

마우나리조트 붕괴사고가 발생한 다음날 18일, 북구 21세기병원에는 오후 3시 민주당 정병헌 원내대표, 오후 4시 무소속 안철수 의원, 오후 6시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가 찾아갔다. 하지만 그곳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울산장례식장 김군 빈소에는 민주당 정병헌 원내대표만 조문을 갔다. 정병헌 원내대표는 유족의 답답함을 들으며 유족 앞에서 고용노동부장관과 직접 통화해 빠른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현재 김군의 빈소는 찾는 이가 거의 없어 썰렁하고 김군의 학교 친구와 가족 몇 명이 지키고 있다.
덧붙이는 말

용석록 기자는 울산저널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울산저널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한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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