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취임 1주년을 맞은 25일, 민주노총 소속 철도노조와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대학청소노동자 등 총 867개 사업장은 동시 파업을 단행했다. 상인과 노점상 등도 일손을 놓고 파업에 동참했다.
파업에 돌입한 이들은 오후 4시경부터 서울과 충남, 충북, 대전, 전북, 광주, 전남, 제주, 경남, 부산, 울산, 대경 등에서 동시다발로 ‘국민파업대회’를 개최했다. 전국적으로는 10만의 규모가 집회에 참여했으며, 서울과 인천, 경기, 강원 등 수도권에서는 서울시청광장으로 집결해 도심집회를 열었다.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민파업대회’에는 약 4만 명의 참가자들이 집결했다.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을 비롯해 농민, 빈민, 상인, 시민사회 대표자들은 공동 대회사를 통해 “일할수록 더욱 빼앗기고, 대기업의 착취를 막기는커녕 대기업 손을 들어 주는 정부 하에서, 공안탄압으로 유신독재가 부활하고 있는 2014년 한국사회에서, 더 이상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어서 우리 노동자, 농민, 빈민, 상인 등이 일어선다”고 밝혔다.
이어서 대표자들은 “민중은 하나다. 우리는 굳건히 단결해 어떠한 탄압에도 박근혜 정부에 맞선 거침없는 투쟁을 전진시켜 나갈 것”이라며 “나아가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박근혜 OUT의 목소리가 활화산처럼 폭발해 나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참가자들은 박근혜 정권 1년 사이에 벌어진 각종 공공부문 민영화와 공약파기, 공안정치 등을 비판하고 나섰다.
유지현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국민이면 누구나 치료받을 수 있는 무상의료의 꿈이 짓밟히고, 의료민영화라는 대재앙이 실현되고 있다”며 “박근혜 정부는 민영화가 아니라고 속이고 있지만, 정부의 정책은 국민건강권을 포기하는 의료민영화 정책이 분명하다. 보건의료노조는 의료민영화를 막으라는 국민의 준엄한 요구를 받아 안고 4만 3천 조합원이 총파업으로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영익 전국철도노조 위원장 직무대행은 “철도노사는 2013년 임금 및 현안 해결을 위한 교섭을 진행했지만 공사는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박근혜 정권의 경영정상화 대책에 따른 단협 개악만을 강요하고 있다”며 “철도노조의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오늘 하루 24시간 파업을 시작으로 철도 분할민영화 저지 투쟁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준우 국민연금지부장 역시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공약을 통해 모든 노인에게 기초노령연금을 2배 인상해 20만 원씩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해 놓고, 이제는 짝퉁 기포연금을 도입하겠다는 방침”이라며 “국민연금지부는 오늘 총회를 통해 짝퉁 기포연금 저지 투쟁의 결의를 모았다. 국민연금제도를 지키기 위해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정부의 통합진보당 강제해산 시도와 내란음모 조작, 종북 몰이도 도마 위에 올랐다. 박래군 인권중심 사람 소장은 “유죄의 증거가 넘쳐나는 김용판은 무죄, 무죄의 증거가 넘쳐나는 이석기 등 내란음모 구속자들에 대해서는 유죄가 선고됐다”며 “박근혜 정권은 향후 이적단체 수사를 가속화할 것이며, 우리는 죽어가는 민주주의를 살려야 한다. 민주주의를 살리는 투쟁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는 “박근혜 정부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맞춤형 복지로 바꾸겠다고 한다. 이는 자본과 권력의 입맛에 맞춘 것으로, 정부는 독사처럼 우리의 삶을 물어뜯으려 한다”며 “국민여러분이 가난한 사람들의 삶을 지켜 달라. 그것이 우리 모두의 삶을 지키는 일”이라고 호소했다.
또한 국민파업대회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국가기관의 총체적 부정선거, 사상의 자유억압, 각종 공안탄압과 노동탄압 등 민주주의 파괴에 맞서 끈질기게 투쟁할 것 △박근혜 정권의 민생 파탄에 맞서 골목과 장터와 현장에서 국민과 함께 민중생존권 쟁취 투쟁을 전개할 것 △철도와 의료 등 공공부문의 민영화 저지와 공공성 강화 투쟁을 전개할 것 등을 결의했다.
참가자들은 오후 5시 30분 경 집회를 마무리 짓고 도심 행진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경찰 병력이 행진을 막아 지도부와 일부 집회 참가자들은 을지로입구역에서 발이 묶였다. 약 1천 명의 대오는 을지로입구 롯데백화점 도로로 진출해, 영풍문고 사거리 8차선 도로를 점거했지만 경찰 차벽에 가로막혔다. 참가자들은 오후 7시, 서울시청 광장으로 다시 집결해 촛불집회를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