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서비스 경기충청부산 3곳서 동시 ‘위장폐업’ 의혹

“교섭하는 척하며 뒤로 업체 폐업 유도...노조 탄압”

노동조건 개선을 둘러싼 삼성전자서비스 노사 교섭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협력업체가 연이어 폐업을 선언해 ‘노조 탄압 목적의 위장폐업’ 의혹이 제기됐다.

더욱이 협력업체의 폐업 이유가 ‘대표이사의 건강악화’와 ‘경영난’으로 동일하고, 폐업통보 시기가 같아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노조 활동이 활발한 곳을 권역별(경기 이천, 충청 아산, 부산경남 해운대)로 1곳씩 폐업하는 까닭에 노조 깨기의 본보기를 보여주겠다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전국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28일 “서비스 노동자들을 ‘앵벌이’로 세워 생존의 벼랑 끝으로 내몰았던 삼성전자는 7개월째 임금안도 내놓지 않으며 노사 교섭을 질질 끌다가 폐업으로 협박하고 있다”면서 “위장폐업을 당장 중단하라”고 반발했다.

[출처: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자료사진]

경기 이천, 충청 아산, 부산경남 해운대 폐업 통보
폐업 이유와 폐업 통보 시기 같아...‘노조 깨기’ 의혹
“경영난? 삼성전자서비스 원청의 일감 뺏기기 원인”


삼성전자서비스 부산 해운대센터(협력업체 광명해운대서비스(주))는 대표이사의 건강 악화와 경영난 등으로 오는 3월 8일 문을 닫는다는 내용의 폐업 공고문을 27일 회사 정문에 게시했다.

이동석 노조 해운대센터 대의원은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폐업 공고문이 붙어 있어 황당했다”며 “명백한 위장폐업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협력업체 사장은 경영이 어렵다고 하는데, 원인은 삼성전자서비스 원청의 지역분할 때문”이라며 “하지만 회사는 모든 책임을 노동자에게 돌리고 노조를 탄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에 따르면 최저임금 수준을 받으며 일해 온 해운대센터 서비스 노동자들은 노조 결성 이후 원청의 ‘지역 떼가기’로 생계 위협을 받았다. 협력업체가 주장하는 경영난의 진짜 이유는 원청이 지역의 일감을 빼앗아 갔기 때문이라는 것.

금속노조가 28일 밝힌바에 따르면 해운대센터 관할 구역의 중간지대인 좌1~4동, 중1~2동 전체의 일감을 원청이 가져가면서 부산시 해운대구의 129,373세대 중 52,954세대의 일감이 줄었다.

[출처: 삼성전자서비스지회 ]]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삼성전자서비스 본사가 협력업체인 해운대센터의 관할 구역 일감뺏기로 센터운영을 적자로 내몰았다”며 “교섭하는 척하면서 뒤로는 협력업체의 폐업을 유도해 노조를 탄압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속노조는 이와 함께 서비스 노동자의 월 실수령액 명세서를 공개하기도 했다. 18년 근무한 부장의 11월 월급은 95만7천170원으로, 1년 근무한 사원 월급인 97만7천700원보다 오히려 적었다.

윤연일 해운대센터 분회장은 “협력업체는 법이 정한 해고 예고 기간도 지키지 않으면서 노동자들을 강제 해고하고 길거리로 내몰고 있다”며 절차상 문제를 지적했다.

반면 협력업체는 노조의 교섭 요구가 과도하다거나 노조의 파업으로 경영난이 생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 경기도 이천센터(협력업체 삼성이천서비스(주))는 노동자에게 근로계약 종료를 통보하고, 3월 28일 회사 문을 닫는다고 27일 통보했다. 충남 아산센터 (협력사 삼성뉴텍(주))도 노동자에게 근로계약 종료를 통보하고, 3월 28일 회사 문을 닫는다고 28일 통보했다.

[출처: 미디어충청]

최종혁 부지회장은 “협력업체 폐업 통보는 노조파괴를 위한 개수작”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삼성전자서비스는 전국적으로 동일하게 교섭을 해태하고, 노조의 요구를 일관되게 무시했다”고 밝혔다.

금속노조는 “삼성전자가 지난 해 36조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때도 협력업체에 대한 일감 뺏기와 폐업 협박을 통한 노조 탄압이 지속됐다”며 “앞에서는 교섭하자면서 폐업 공작을 펼치는 것은 ‘존경받는 기업’이 할 일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이어 “분명한 사실은 폐업을 지시한 주체가 삼성전자서비스 원청이라는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당장 폐업을 중지하지 않는다면 전국에 있는 서비스 노동자들의 거대한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덧붙이는 말

정재은 기자는 미디어충청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미디어충청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한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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