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파업 의사협회 “수가인상 아닌 의료영리화 문제”

‘새누리당, 민주당’ 의협 파업 ‘반대’ 입장...“국민 건강권 침해”

오는 10일 파업을 예고한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조기 집중적인 투쟁을 통해 정부와 원격진료 등 의료영리화 문제를 매듭짓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특히 의협이 의료영리화 반대 여론을 이용해 수가인상을 꾀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에도 “이번 파업은 전체 건강보험제도의 구조적 개혁과 의료영리화 정책 저지를 위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의협이 파업을 예고하면서,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새누리당은 의협의 집단휴진이 명분이 없다고 비판하고 나섰으며, 민주당의 경우 의협의 집단휴진이 국민의 건강권을 침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앞서 의협은 회원들을 상대로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했으며, 지난 1일 76.69%의 찬성표를 얻어 오는 10일부터 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노환규 의협 회장은 3일,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언론이나 정부에 볼 때는 찬성률이 생각보다 높았겠지만, 저희가 볼 때는 예상대로 나왔다”며 “현재의 건강보험제도, 의료제도는 비정상적인 제도이기 때문에 의사들의 절망과 분노가 쌓여 있던 상황에서, 정부가 원격진료와 의료영리화 정책을 들고 나와 의사들이 더욱 크게 분노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10일, 의사들의 실제 파업 참여율과 관련해서는 “파업 참여 의사들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정부의 예상일뿐이다. 정부는 파업 찬반투표에도 20%밖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 전망했지만, 참여율은 더 높았다”며 “2000년 의약분업 당시에는 1년에 걸쳐 투쟁했지만, 이번에는 조기에 집중적인 투쟁을 통해 정부와 이번 사안에 대해 마무리 짓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입장 변화와 관련해서도 “정부로서도 다수의 의사가 참여하는 파업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어 어떤 식으로든 결말이 날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정부가 하려고 하는 원격진료와 의료영리화 정책은 명분도 적다”며 “의사협회와 전체 보건의료단체들의 이해와 협조 없이는 시행될 수 있는 정책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는 정책을 철회하거나 일단 유예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18일, 보건복지부와 의사협회가 발표한 ‘의료발전협의회’의 협의 결과와 과정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이 날 보건복지부는 의협과 원격의료 및 영리자회사 등에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노환규 회장을 비롯한 지도부는 이를 전면 부인하고 나선 바 있다.

노환규 회장은 “협상 시작부터 의협은 협의 결과를 가지고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해, 가결되면 3월 3일로 파업을 예정하고 있다는 것을 정부와 협의했다”며 “이에 따라 정부와 의협은 협의 결과만을 발표한 것인데, 정부가 그것을 ‘합의’가 됐다고 발표함으로써 혼란이 발생했다. 의협 협상단이 정부와 합의를 한 사실은 없다”고 못박았다.

의협이 의료영리화 반대 여론을 이용해 수가 인상을 꾀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노 회장은 “정부에서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의협은 수가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며 “의협은 건강보험제도의 구조적 개혁을 이야기하고 있다. 전체 국민 중 2,900만 명이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한 상황이어서, 국민들이 민간의료보험에 이중 가입하지 않고 공보험 하나만 가입해도 기본적인 보장을 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의협이 파업 돌입 예고와 관련해,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새누리당 국민건강특별위원회는 3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들의 생명과 건강을 담보로 하는 대한의사협회의 정치적 집단 휴진은 정부가 반드시 저지해야 할 소명”이라며 “의협이 주장하고 있는 ‘의료영리화 반대’, ‘원격진료 반대’, ‘보건의료제도개선’ 등은 파업의 정당성을 갖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김영근 민주당 수석부대변인도 1일, 브리핑을 통해 “민주당은 박근혜 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의료영리화를 기필코 저지시킬 것이지만, 의협의 집단휴진으로 국민의 건강권이 침해받는 상황도 반대한다”며 “민주당은 의료인들이 처한 상황과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파업이나 진료거부와 같은 극단적인 행동을 동의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둔다. 이번 찬반투표에서 높은 찬성률을 보였더라도 총파업 등의 행동을 자제해 줄 것을 다시 한 번 요청한다”고 밝혔다.

반면 천호선 정의당 대표는 3일 오전, 상무위에서 “정부의 일방적인 의료영리화 정책에 국민들은 물론 가장 일선에서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의사들 다수가 반대를 하고 나섰다”며 “정부는 이를 의료수가 인상을 위한 파업으로 악의적으로 몰아가거나, 집단 이기주의로 매도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집단 휴진이 현실화되기 전에 국민과 의사들의 뜻에 귀를 기울이고, 하루라도 빨리 이 사태를 수습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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