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일 '희망 고속버스 타기' 행사에 경찰이 집회 참가자 진입을 가로막고 최루액을 난사하고 있는 모습. [출처: 최인기] |
지난 4월 20일 '희망 고속버스타기' 행사 참가자의 버스 탑승을 원천봉쇄하고 최루액을 난사한 행위에 대해 경찰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 '사과 공문'을 전했다.
그러나 사실상 집회 참가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내용이 담긴 경찰의 공문 전달에 대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는 이러한 사과는 받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들은 24일 늦은 3시 노들장애인야학을 찾아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와 면담을 진행하고 지난 20일 고속버스터미널 집회에서 벌어진 경찰의 과잉진압에 대해 사과한다는 내용이 담긴 공문을 전했다.
그러나 경찰이 들고 온 '사과 공문'에는 이날 벌어진 충돌이 일부 과격행동을 하는 집회 참가자들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경찰은 공문에서 "고속버스 터미널 집회 참가자 300명이 사전에 협의된 승강장 외에 다른 승강장으로 집단 이동을 시도하면서, 폴리스라인을 넘어뜨리고 휠체어로 경찰을 밀면서 방패를 잡아당기며, 물병을 던지는 등의 물리적 충돌이 지속되었다"면서 "이러한 과정에서 현장 지휘관의 판단으로 일부 과격행동을 하는 집회 참가자에게 캡사이신을 사용하였다"라고 밝히고 있다.
이어 경찰은 "그러나 세심한 배려가 없어 장애인들까지 캡사이신을 맞게 되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이와 관련하여 현장 지휘관에 대해서 경고 조치하였으며, 앞으로 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인권교육을 강화하겠다"라고 밝혔다.
▲ 경찰이 지난 20일 '희망 고속버스 타기' 행사에 대해 최루액 등을 사용해 진압한 것에 대해 전장연에 보낸 사과 공문. 그러나 공문은 사실상 당일 충돌의 원인을 집회 참가자들에게 돌리고 있어, 전장연은 이를 거부했다. [출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
이에 대해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당시 우리는 1~10번 승강장에 해당하는 버스표를 다 사서 정당하게 탑승하러 간 것인데 경찰이 길을 막을 정당한 이유가 없었다"면서 "공문은 또 비장애인에게 최루액을 쏜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식의 입장인데, 장애인이건 비장애인이건 합법적으로 표를 사서 들어가겠다는 사람을 진압하는 것이 어떻게 정당하다는 것이냐. 경찰의 입장은 사실상 진압을 정당화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박 상임공동대표는 "인권교육을 강화하겠다는 것은 이번 일과 상관없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면서 "경찰이 최루액을 이용해 집회 참가자들을 진압한 것에 대해서는 고소·고발 및 인권위 진정 등을 통해 대응해 나갈 것"이라는 밝혔다.
한편, 전장연은 오는 30일 늦은 2시 2차 '희망 고속버스 타기'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전장연은 전국 각지로 출발하는 고속버스표 400장을 구매한 상태다. 이어 전장연은 반포동에 있는 문형표 복지부 장관 집 앞까지 행진하고 다음날 오전까지 1박 2일 노숙농성을 진행할 계획이다.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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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철 기자는 비마이너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비마이너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한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