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 반올림(반올림)이 삼성전자의 삼성 백혈병 및 직업병 피해 관련 입장 발표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놨다.
반올림은 삼성 측의 공식 사과에 대해서는 환영한다고 밝혔지만, ‘제3의 중재기구를 통한 보상안’과 관련해서는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아울러 반올림은 삼성이 중재기구가 아닌, 반올림과의 교섭을 조속히 재개해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반올림은 14일 오후 4시 20분 경, ‘5월 14일 삼성의 입장 발표에 대한 반올림의 입장’을 발표하고 삼성의 조속한 교섭 재개와, 반올림을 교섭의 주체로 인정할 것을 요구했다.
반올림은 우선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가 삼성전자에서 ‘산업재해로 의심되는 질환으로 투병중이거나 사망한’ 노동자의 존재를 인정한 점과, 그들의 어려움에 대해 소홀했던 점을 사과한 것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삼성이 직업병 피해자들의 산재인정소송에서 보조참여인으로 개입해 왔던 것을 철회한다고 밝힌 것과, 보상 및 재발방지대책 등을 수립하겠다고 밝힌 점도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제3의 중재기구’를 통해 보상문제를 마련하겠다는 제안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올림은 “제3의 중재기구는 반올림의 의견이 아님을 지난 4월 14일과 17일 두 번에 걸쳐 공식적으로 밝혔다”며 “그런데도 삼성은 반올림이 중재기구를 제안한 것처럼 또다시 주장하니 유감”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반올림은 삼성이 이번 공식 입장 발표를 계기로 문제 해결에 진정성 있게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반올림은 △지난 5개월 간 중단돼 있었던 반올림과 삼성의 교섭을 빠른 시일 안에 재개할 것 △반올림을 교섭의 주체로 분명히 인정하고, 우리의 요구안에 성실히 답할 것 등 두 가지를 삼성 측에 제안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18일 1차 본교섭을 마지막으로 피해당사자 및 반올림과의 교섭에 나서지 않고 있다. 삼성 측이 반올림을 교섭 당사자로 인정하지 않으면서 교섭은 교착상태에 빠졌고, 반올림은 거듭 삼성의 성실교섭을 촉구하고 있다.
피해자 보상과 관련해, 반올림은 본교섭 하루 전인 12월 17일 요구안을 삼성에 전달했지만, 회사 측은 아직까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현재 반올림이 제시하고 있는 요구안은 △삼성전자의 공개 사과 △피해노동자와 가족, 활동가들에 대한 고소고발 취하 △화학물질과 방사선 정보의 투명한 공개 및 산재신청 노동자에게 조건 없이 제공 △독립적인 연구진을 통한 각 사업장 화학물질, 안전보건 관리현황 종합진단 실시 및 결과 공개 △노동자와 지역주민, 환경, 보건, 안전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가칭)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 설치 △매년 각 사업장 안전보건 관리와 연구, 퇴직자 암 지원제도 운영에 관한 독립적 외부 감사 실시 및 결과 공개 △노동조합 설립 보장 △협상종료 후 6개월 내에 구체적인 이행계획 수립, 이후 3년간 실행 점검 보장 △산재보상 신청 노동자들에 대한 보상 △현행 ‘퇴직자 암 지원제도’ 개선 △합의 후 공동 기자회견을 통한 내용 공개 등 11개 조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