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서비스 유골함 탈취 논란 경찰, 노조간부 영장 청구

20일 구속영장 청구, 21일 영장실질심사...2000명 탄원서 조직

삼성전자서비스 염호석 열사의 시신과 유골함을 탈취했다는 논란에 시달리고 있는 경찰이 노조 간부 3명을 상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노조가 유족으로부터 장례절차와 관련한 위임장을 받았는데도 경찰이 강제 시신인도를 강행한 것이라 절차상 문제가 제기되고 있음에도, 오히려 경찰이 노조 간부에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이라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출처: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서울 강남경찰서는 20일, 라두식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수석부지회장과 이정구 부천센터 분회장 등 노조간부 2명과 김남수 한국비정규노동센터 편집부장 등 총 3명을 상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은 지난 18일 서울의료원 강남분원 장례식장에서 경찰의 염호석 열사 시신 강제 인도를 막아섰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 3명에게 장례식 등 방해죄와 특수공무집행 방해죄를 적용했다. 법원은 21일 오후 3시, 이들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노조 측은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가 유족으로부터 장례절차와 관련한 위임장을 받았는데도 경찰이 무리하게 장례 절차에 개입해 시신을 탈취했으면서, 오히려 노조 간부를 상대로 표적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특히 18일 당시 경찰 병력의 시신인도 사건은 염호석 열사 생부의 뜻에 따른 것이지만, 생모의 경우 아들의 유언에 따라 시신인도나 화장을 반대하고 있었기 때문에 법적 다툼의 소지도 남아 있는 상황이었다.

심지어 모친은 19일 밀양공설화장터에서 아들의 시신 화장을 반대하며 ‘유골함이라도 돌려달라’고 요구했으나, 경찰은 또 한 번 화장터에 병력을 배치해 유골함을 밖으로 빼내기도 했다.

염호석 열사는 사망하기 전,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들에게 ‘지회가 승리하는 그 날 화장해 달라’는 유서를 남겼으며, 부모에게 남긴 유서에서도 “부탁이 있다. 제가 속한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그 때 장례를 치러 달라”는 뜻을 전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생부와 생모로부터 염호석 열사 장례 절차와 관련한 위임장을 받은 바 있다.

노조와 모친, 부친의 의견이 엇갈려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경찰은 무리하게 병력을 배치해 시신을 강제 인도한 것이어서 절차상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송영섭 금속노조 법률원 변호사는 “유족의 동의와 고인의 유지에 따라 시신이 안치된 상황이었고, 장례절차를 진행해야 할 권한이 노동조합에 분명히 있음에도 경찰은 아무런 협의 없이 기습적으로 병력을 투입해 시신을 운구했다”며 “시신운구는 부친 혼자의 뜻이었고, 모친은 여전히 노조에 장례절차를 위임한 상태였다. 이럴 경우 경찰 병력이 투입되더라도 책임과 권한이 있는 노조와 협의를 했어야 한다. 하지만 사전 조치 없이, 오히려 이를 막는 조합원들을 연행해 갔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현재 수사 중인 사안이라 할 수 있는 말이 없다”고 밝혔다.

18일 당시, 경찰은 구속영장이 청구된 3인을 비롯해 조합원 및 연대단위 등 총 25명을 연행해 갔다. 이 중 22명은 불구속 입건된 상태다. 20일부터 시민 약 2000명은 3인의 구속을 반대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탄원서를 통해 “당시 경찰은 공권력을 투입하는 이유와 시신을 어느 곳으로 옮기는지, 시신을 옮기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 아무런 설명도 없이 다짜고짜 조합원들을 밀어붙이고 연행했다”며 “피의자들에게 죄가 있다면 열사의 마지막 가는 길, 고인의 유지를 받들고자 했던 소박한 소망밖에 없다. 부디 피의자들을 하루빨리 석방해 가족과 동료들에게 돌아올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호소했다.

경찰은 지난 19일에도 서초동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조합원 5명을 연행한 바 있다. 현재까지 위영일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지회장을 비롯한 노조 간부 및 조합원 7명이 석방되지 않고 있다.

한편 노조는 오늘 오후 4시, 서초동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염호석 열사의 시신탈취를 규탄하는 결의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그동안 염호석 열사와 함께 일했던 부산, 양산 지역의 노동자 150여 명도 이 날부터 서울 상경투쟁에 결합한다.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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