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는 경찰과 검찰이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지도부를 상대로 표적 탄압을 진행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경찰, 위영일 지회장 등 3인도 구속영장 신청...‘표적탄압’ 반발
앞서 지난 19일, 서초동 삼성전자 본관 앞으로 상경한 850여 명의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노동자들은 삼성에 염호석 열사 사망 사건의 책임을 물으며 건물 진입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위영일 지회장 등 5명을 연행했다. 노조에 따르면 금천경찰서는 21일, 위 지회장을 포함한 3명의 간부 및 조합원을 상대로 일반교통방해죄 및 집시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지난 20일에도 라두식 수석부지회장, 이정구 부천센터 분회장 등 노조간부 2명과 김남수 한국비정규노동센터 편집부장 등 총 3명을 상대로 장례식 등 방해와 특수공무집행 방해죄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한 바 있다. 라두식 수석부지회장 등은 19일, 서울의료원 강남분원 장례식장에서 경찰의 염호석 열사 시신 탈취를 저지하다 연행됐다.
법원은 21일 오후 3시, 라두식 수석 등 3인을 상대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했다. 위영일 지회장 등 오늘 구속영장이 청구된 3인은 22일 오후 3시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된다. 노조는 현재 위영일 지회장 등 3인의 구속을 막기 위한 탄원서를 조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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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
경찰이 이틀 사이에 노조 간부 및 활동가 6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 노조 투쟁을 잠재우기 위해 지도부를 상대로 표적 수사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반발도 일고 있다.
윤욱동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위원장은 “경찰의 노조 지도부 표적 탄압이 확실하다. 이건희 회장 사망설 등 복합적인 문제가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라 삼성전자서비스 투쟁을 빠르게 잠재우려는 의도”라며 “경찰의 장례식 침탈 과정부터 삼성전자 본관 앞 등에서 노조 간부를 표적 연행하라는 윗선의 지시가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명교 삼성전자서비스지회 교육선전위원 역시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이 파업 후 서울로 상경한 상황이라, 정부와 경찰로서는 노동자들의 투쟁이 세월호 정세와 결합되는 것을 막기 위해 무리하고 과도하게 지도부 구속을 강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하지만 지회는 세월호 참사 집회 참여 등 현 정세 투쟁과 결합해 싸움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지의 유골함도 지키지 못해...승리하는 날 당당히 조문가겠다”
금속노조, 24일 경찰청 앞 결의대회 이어...이달 말 확대간부 상경투쟁
한편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 1000여 명은 22일 오후 4시, 서초동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경찰의 염호석 열사 시신 및 유골함 탈취를 규탄했다.
염태원 양산분회 대의원은 “파렴치한 삼성이 유족을 구워 삷아 염호석 동지의 시신을 탈취했다. 화장한 유골함까지 빼 갔다”며 “지금도 우리는 염호석 동지의 유골함을 찾고 있다. 반드시 찾아 호석이의 유언을 지키겠다. 저들과 싸워 승리하는 그 날 다 같이 조문을 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동석 남부분회 대의원 역시 “염호석 동지의 유골이라도 찾기 위해 부산, 경남의 온 장례식장과 병원을 밤새도록 돌아다녔다. 하지만 쥐도 새도 모르게 동지의 시신이 불태워졌다. 시신은 화장장에 있고, 유족은 병원에서 조문객을 받고 있는 장례식을 본 적 있나”며 울분을 토했다.
이어서 “결국 우리는 염호석 동지의 유골조차 지켜내지 못했다. 우리는 하늘공원에 염호석 동지의 유골이 있다 한들 조문하지 말자고 다짐했다. 삼성과의 투쟁에서 승리한 뒤, 떳떳하게 동지를 조문하자고 결의했다”고 밝혔다.
노조 간부를 상대로 한 경찰의 표적 탄압을 규탄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박성용 통영분회장은 “경찰이 직장 동료의 장례를 치르러 온 사람들을 발로 짓밟고 연행하는 것이 말이 되나”며 “연행된 동지들이 아직 풀려나지 않고 있다. 단지 경찰의 방패를 막았을 뿐인데, 간부라는 이유만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비판했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의 서울 상경 투쟁이 사흘차에 접어든 가운데, 금속노조 역시 이번 주 주말을 기점으로 투쟁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금속노조는 중앙집행위원회를 통해 오는 24일 오후 2시 경찰청 앞에서 확대간부 이상이 참여하는 금속 결의대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결의대회 이후에는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열리는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촉구 10만 촛불에 결합한다. 이날 30~31일 경에는 금속노조 확대간부 전면파업 및 서울 상경투쟁이 이어진다. 22일에는 삼성전자서비스 지역 센터들을 거점으로 지역별 항의집회가 개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