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울러 조합원들은 조계사 마당에서 108배와 108염주 꿰기, 노동자 서원 적기를 진행하며 삼성전자서비스 문제 해결을 기원했다. 노동자들의 방문과 호소에 조계종은 ‘구체적 논의를 통해 도울 일을 찾겠다’는 입장을 노조 측에 전달했다.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 700여 명은 27일 오후 2시, 조계사 마당에서 삼성전자서비스 문제 해결을 기원하는 108배와 108염주 꿰기를 진행했다.
108배에 앞서 최종혁 노조 중부부지회장은 발언문 낭독을 통해 “두 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끊었다. 하나뿐인 목숨을 버리는 동료노동자를 보며 온 몸이 떨렸다”며 “또한 위영일 지회장을 비롯해 지도부 3명이 구속됐다. 힘없는 노동자는 너무 쉽게 구속되고, 힘 있는 자들에게는 치외법권인 사회”라고 설명했다.
또한 노조 지도부는 조계종 총무원을 방문해 종교계의 지원을 요청했다. 이 날 남문우 금속노조 수석부위원장과 박성주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부지회장, 곽형수 남부부지회장, 최종혁 중부부지회장 등은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 화쟁위원장 도법스님, 노동위원장 종호스님, 결사부장 덕산 스님 등과 면담을 진행했다.
남문우 수석부위원장은 “최종범 열사 자결 이후, 염호석 열사 또한 똑같은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또 다시 노동자가 목숨을 버릴까봐 걱정이 된다. 빠르게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제3의 희생자가 나올 수도 있다”며 “더 이상의 죽음의 행렬을 막기 위해 종교계가 이 문제에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곽형수 남부부지회장 역시 “더 이상 노동자들이 죽지 않게 도와 달라. 노동자들은 큰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겨울에도 먹고 살 수 있고, 하루 17~18시간 노동 시간 좀 줄여달라는 것”이라며 “얼마나 노조 인정과 승리를 바랐으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선택을 했겠나. 그 마음을 헤아려 도움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두 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끊었다는 말을 듣고 쌍용차 해고자 생각이 났다”며 “우리 종단이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 노동위원회를 통해 구제적인 논의를 한 뒤, 도움이 될 수 있는 행동들을 조정해 돕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서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은 삼성 직원의 옷을 입고 일을 하고 있음에도 비정상적으로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108배 등의 걸음이 헛되지 않도록 관심을 갖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