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개막 1주일을 앞두고 파업노동자에 대한 브라질 정부의 탄압이 격화되고 있다.
6일 <비비씨> 등에 따르면, 브라질 상파울루 시정부가 6일 오전 상파울루 지하철 운송노동자의 파업을 폭력적으로 진압했다. 경찰은 방패와 곤봉으로 무장, 상파울루 도심 아나 로사 역에서 최루탄, 연막탄과 고무탄을 투입해 파업노동자들을 해산시켰다. 노동자들의 파업 시위를 지원한 약 3000여명의 반정부 시위대는 경찰과 격렬하게 대치했다. 최소 3명의 노동조합원이 부상을 입었다고 노동조합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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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파울루 당국은 이날 경찰 투입에 대해 파업노동자와 승객 간에 싸움이 일어나 이를 해산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공지했다. 이타케라옹(코린치안스 경기장 별칭) 근처 역에 정차 중이던 지하철이 성난 통근자에 의해 일부 파손됐으며 다른 경기장에서도 승객들이 철로에 뛰어 들어 항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상파울루 지하철노조는 당국이 승객과의 다툼을 빌미로 파업권을 무력화하려 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상파울루 시당국 소유의 지하철 및 통근열차 운송노동자는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지난 5일 밤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 전 노동조합은 임금 35% 인상을 요구했으나 시와의 협상 과정에서 16.5%로 인상 수준을 낮췄다. 그러나 시는 8.7% 인상안을 고집하며 협상은 결렬됐고 노동조합은 조합원 총투표를 거쳐 최소 10% 인상안이 관철될 때까지 무기한 파업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법원이 혼잡시간대 완전가동과 통근량이 저조한 시간대에는 70%를 유지하라고 명령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매일 44,000 달러(약 4,5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경고했지만 노동조합원들의 파업의지를 꺾지는 못했다.
1만 지하철 노동자 다수가 속한 상파울루 지하철노조가 파업을 강행하는 이유는 높은 물가인상률 때문이다. 올 상반기 브라질 물가인상률은 약 6%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하철노동자 초봉은 월 1,323 헤알(약 59만원)로 정체되고 있다. 노동조합은 인플레이션에 맞추기 위해선 임금인상분이 두 자릿수가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알티노 멜로 도스 프라세레스 노조 의장은 “월드컵을 위한 돈은 있는데, 어떻게 대중교통을 위한 돈은 없을 수 있는가”라며 “임금 인상은 물가인상률을 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조 지도부 중 한 명인 파울로 페레이라 다 실바는 “우리의 문제는 국가대표팀에 있는 것이 아니”라며 “우리도 그들을 응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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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첫날인 5일에는 하루 승객 평균의 40%인 180만 명만이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었다. 많은 노선은 6일에도 비정기적으로 운행됐다. 2천만 인구가 사는 상파울로에서는 매일 450만명이 지하철을 이용하며 주요역에는 브라질과 크로아티아 개막전이 열리는 코린치안스 경기장 역도 포함된다.
상파울루 정부는 지하철노조의 파업 후 도심으로 차량 진입을 제한했던 조치를 일시 중단하며 시내 교통은 더욱 혼잡한 상황으로 빠져들었다. 일부 교통경찰은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가세해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도로 정체가 200km 이상 계속됐으며 FIFA 관계자도 행사장에 2시간이 늦게 도착해야 했다.
브라질에서는 월드컵을 앞두고 버스운전사, 경찰, 교사 등 노동자들이 위력적인 파업을 진행한 바 있다. 연방경찰공무원과 리우데자네이루 청소노동자는 파업을 통해 임금 인상을 얻어냈다. 리우데자네이루, 상파울루와 살바도르에서는 버스노동자들이 파업을 벌였었다. <뉴욕포스트>는 6일 “최근 공공운수 노동자, 경찰, 교사 등 일련의 파업은 집회 보다 파괴적인 것으로 증명됐다”고 전했다.
4일에는 노숙인운동단체가 조직한 시위행진에 약 12,000명이 참여해 주거권 보장을 촉구했고, 퇴직군인과 경찰도 연금인상을 요구하며 시위를 진행했다. ‘무료요금운동’은 19일 대대적인 시위에 나서겠다고 밝혔으며 이외에도 다양한 단체가 월드컵에 맞선 시위를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