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위 “노사 공개교섭”...삼성 “검토하겠다”

시신탈취 사과 요구...임금, 근로조건 등 전향적 안 내야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가 공개 노사 교섭을 제안하자 이인용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이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삼성 측은 중개인을 내세워 비공개 교섭의 일종인 블라인드 노사 교섭을 요청해 사태 해결의 의지가 있냐는 비판을 받아왔다.

을지로위원회 우원식 위원장과 김기식, 은수미, 장하나 등 6명의 의원은 23일 오후 4시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이인용 사장, 이수형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기획팀장(부사장) 등과 1시간 10분가량 비공개 면담을 진행했다.

전국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36일째 전면파업을 하고 있고, 삼성전자서비스 노사 실무교섭이 난항을 겪자 삼성 측을 압박하기 위해 을지로위가 항의성 면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을지로위 관계자는 면담 요청 배경에 대해 “현재 비공개 노사 교섭 국면을 공개 교섭으로 전환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의원들은 삼성 측과 면담이 끝난 직후 삼성전자 사옥 앞 노조 노숙농성장을 찾아 면담 내용을 공개했다. 을지로위가 삼성 측에 요구한 것은 3가지로 압축된다. 노사 공개 교섭을 할 것과 회사가 전향적인 교섭안을 낼 것, 염호석 양산분회장 시신탈취 사건에 대해 사과할 것 등이다.

우원식 의원은 “삼성 측이 블라인드 교섭을 하려면 노조가 신뢰할 수 있는 교섭안을 내놔야 한다. 아니면 공개적이고 공식적인 방식으로 교섭을 해야 한다 요구했다”며 “공개 교섭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요구했다”고 전했다.

우원식 의원은 관련해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빠른 시간 안에 결단해야 한다고 (삼성에) 의견을 전했다”고 덧붙였다.

  의원들은 삼성 측과 면담이 끝난 직후 삼성전자 사옥 앞 노조 노숙농성장을 찾아 면담 내용을 공개했다. 이어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에게도 면담 내용을 공개했다.

우원식 의원은 “삼성은 임금 및 근로조건, 고용승계와 관련해 전향적인 안을 내놔야 한다”며 “사태가 잘못될 경우 파국 상황을 갈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삼성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또한 “염호석 양산분회장 시신탈취 문제도 회사가 사과하고, 제대로 돌려놓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하게 요구했다”고 전했다.

은수미 의원은 “원청인 삼성은 사회적이고 도덕적인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면서 “만일 사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을지로위원회도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할 것이라고 (삼성에)전했다”고 밝혔다.

한편 을지로위는 이인용 사장은 제안 내용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이인용 사장이 을지로위의 제안 내용에 대해 따로 확답을 하기로 했냐는 기자의 질문에 우원식 의원은 “삼성 측은 시간이 별로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답했다.

금속노조 전규석 위원장은 “경찰은 사적 장례절차에 개입해 군부독재시절에나 벌어질 일을 자행했다. 삼성이 그 배후에 있다”며 “염호석 열사 시신탈취 사건에 대해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을지로위 측에 제안했다.

전규석 위원장은 “삼성은 블라인드 교섭을 요청하고 대리자를 내세워 교섭하며 노조 내부의 힘을 빼고 교란시키는 전술을 펴고 있다”며 “또한 실무교섭을 진행했다 뒤집기를 반복하며 교섭 내용을 후퇴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 위원장은 삼성 측의 교섭안에 대해 비판하며 “삼성이 조속히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이건희 회장 장례에 참석해서라도 부당함을 알리고 개입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장 직무대행 곽형수 부지회장은 “삼성이 노동3권을 무시하고 근로기준법도 지키지 않고 있다. 노조는 최소한 법이 지켜지는 사회를 요구한다”며 “이전에 살았던 세상이 잘못된 걸 알았기 때문에 이제는 돌아갈 수 없다. 삼성을 상대로 한발 한 발 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말

정재은 기자는 미디어충청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미디어충청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한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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