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에 이어 의료연대본부도 정부의 의료영리화 저지를 내걸고 파업에 돌입한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연맹 의료연대본부 소속 서울대병원분회와 경북대병원분회 등은 오는 27일 경고파업에 돌입한다. 의료연대본부는 지난 17일부터 23일까지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했으며, 서울대병원은 90.6%, 경북대병원은 84.5%의 찬성률을 기록해 파업을 가결시켰다.


의료연대본부는 25일 오전 10시, 서울대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병원의 영리 부대사업 확대와 영리 자회사 허용 정책을 폐기하라”며 투쟁을 선포했다. 이들은 오는 26일 오후, 서울대병원과 경북대병원 등 사업장에서 파업 전야제를 개최한 뒤 27일 경고파업에 돌입한다.

아울러 의료연대본부 산하 사업장 조합원들은 27일부터 28일까지 1박 2일 서울 상경투쟁을 벌이며, 기자회견, 투쟁문화제, 결의대회, 도심행진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파업을 예고하고 있는 서울대병원분회는 정부가 지난 10일 발표한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과 가이드라인이 서울대병원의 영리사업을 노골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 최대 공공병원인 서울대병원은 영리자회사 설립과 부동산업, 심지어 민간자본과의 합작을 통한 첨단외래센터 건립까지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경득 서울대병원분회 사무장은 “작년 서울대병원분회가 6년 만에 파업에 돌입해 13일간 싸웠지만, 병원은 의료공공성 합의와 비정규직 정규직화 약속도 지키지 않고 있다”며 “작년 서울대병원이 비상경영을 선포한 후 88억의 비용을 절감했고, 의료사업 수익 74억을 증가시켰다. 하지만 병원은 인력감축을 통한 더 많은 비용 절감과 과잉진료에 따른 더 큰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집행위원장은 “서울대병원은 이미 특정 재벌과 ‘헬스커넥트’라는 영리자회사를 만들었지만, 의료법 위반이라는 주장에 사실무근이라고 우겨왔다. 하지만 정부가 발표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병원의 영리자회사 설립이 허용되면, 서울대병원의 행위는 합법화가 된다”며 “서울대병원이 한국을 대표하는 공공병원이라면서 가장 먼저 영리화를 추진하고 재벌에게 의료를 맡기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서울대병원은 BTL(임대형 민간투자)방식으로 민간자본과 첨단외래센터 공사를 추진 중이다. 첨단외래센터는 지하 6층 규모로 건립되며, 여기에는 대형마트, 안경원, 미용실, 의료기기판매, 식당, 기념품점 등 환자 치료와는 직접적으로 관계없는 부대사업들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기자회견단은 “최근 정부가 행정 예고하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병원의 영리 부대사업 확대와 영리 자회사 설립 허용 정책은 병원의 영리성과 상업성을 지금보다 몇 갑절 더 크게 만들 것”이라며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6월 27일 하루파업을 시작으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 건강을 지키기 위한 의료민영화 반대 총력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