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한국진보연대, 전쟁반대평화실현국민행동 등 70여 개 단체는 1일 오전 서울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아베 정부의 헌법 해석 변경과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을 위한 각의결정을 규탄했다.
일본 자민당과 공명당은 1일 헌법 해석 변경안에 대해 각의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아베 정부는 이날 상정되는 결정문 초안에서 “타국에 대한 무력공격이 발생해 일본의 존립이 위협당해 국민의 권리가 뿌리부터 흔들리는 명백한 위험이 있을 때 실력을 행사하기 위해” 집단적 자위권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자위대 출동 절차를 신속화하고, 전투현장 외 지역에서의 후방지원 실시가 가능하다는 내용도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타국 공격시 군사행동에 동참하는 것 뿐 아니라 ‘선제공격’ 참여의 가능성까지 이미 열어놓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 시민사회단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아베 정부가 동아시아의 평화적 여론을 외면한 채 각의 결정이라는 기만적 수법을 동원하여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관한 헌법 해석변경을 강행하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단체들은 “아베 정부가 ‘집단적 자위권 행사, 나아가 ‘집단 안보를 위한 무력 행사’가 가능하다고 헌법 해석을 변경하는 것은, 헌법 9조 정신을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것이며, 과거의 침략국가로 회귀하겠다는 선언에 다름 아니다”라고 보았다. 이들은 또 “미국의 적극적 지지를 등에 업고 추진되는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로 인해 동북아 갈등과 대결이 격화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경고했다.
단체들은 특히, “이같은 움직임은 평화국가로 나아가고자 했던 일본 국민들의 노력을 완전히 짓밟는 것은 물론, 전쟁 범죄에 대한 성의 있는 사죄와 배상, 동북아 평화협력관계를 요구해 왔던 한국 등의 피해국 민중들에 대한 추가적 범죄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기자회견에 참가한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내년이 광복 70주년이고, 한일협정 50년인데, 아베 정권이 군사제국화와 집단적 자위권을 운운하는 것은 다시 옛날로 돌아가는 것에 다름 아니다”라며 “이를 중단하지 않으면 동북아에서의 대결과 전쟁의 기운이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미정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사무처장은 “아베 정권이 추진하는 집단적 자위권은 타국의 방위를 대신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자국에 결정적인 위협을 주는 인근국의 타격에 한해 집단적 자위권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유엔헌장 51조를 위배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경우 미일간 협의를 통해 한반도 진출을 기정사실화해 한반도 평화와 안보를 결정적으로 위협할 것”이라며 “이는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