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왜 자식이 죽었는지 알고 싶을 뿐입니다. 안전한 나라를 위해 아빠는 가만있지 않겠습니다”
“국회와 정부는 계속 기다리라는 말만 했습니다. 딸내미에게 부끄럽지 않는 아빠가 되겠습니다. 끝까지 함께 할 겁니다”
“딸과 아이들을 위해 이 나라가 바르게 세워진다면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단식을 합니다”
- 제대로 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단식농성에 돌입한 한 부모들-
17년이나 키운 자식들이 어떻게 죽었는지 알아야 부모로서 떳떳하다는 마음이 결국 단식을 선택하게 했다. 단식을 하도록 만든 이는 여당이다. 새누리당은 제대로 된 진상조사를 위해 세월호 특별법 상 특별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해 달라는 가족들의 요청을 거부하고 있다.
세월호 가족들이나 대한변협, 민변은 수사권이나 기소권이 없는 조사는 면피용일 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미 수사권이 없던 각종 의문사, 과거사 진상규명 위원회에서 다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대로 된 세월호 특별법을 만들기 위해 15명의 가족들이 단식 농성을 선택하게 된 것.
3일째 국회 본청 앞 노숙농성을 하고 있는 100여 명의 세월호 가족대책위는 14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특별법 제정을 위한 단식농성 돌입을 선언했다. 가족대책위는 이번 단식이 가족대책위가 청원한 4.16 특별법 취지를 국회가 받아들여 독립된 특별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하고 성역 없이 진상규명을 할 수 있도록 촉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단식에 돌입한 가족은 15명으로 광화문에서 5명, 의원들이 지나다니는 국회 본청입구 좌우에서 각각 5명이 단식농성을 진행한다.
단식에 돌입한 단원고 2학년 3반 김빛나라 아버지 김병권 씨는 “제가 죄를 졌다면 내 자식에게 죄를 짓고 있다. 딸의 원한을 풀어주고 안전한 나라를 딸의 이름으로 만들고 싶다”며 “딸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또 다른 아빠 윤 모씨는 “자식들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부모로서 단식 농성장에 섰다”고 말했다. 딸을 보내고 한 달 넘게 방황하며 뜬 눈으로 살았다는 오 모씨도 “이제는 정신을 차리고 딸이 왜 죽었는지를 밝혀야 한다는 심정으로 국회에 왔다”며 “단식하다 죽는 한이 있더라도 진상을 밝혀 딸의 원한을 풀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가족대책위는 기자회견문에서 “정부의 무책임과 무능에 대한 분노가 아직도 깊은 한으로 남아 있는데, 정부는 책임이 없다고 한다”며 “우리는 성역 없는 진상조사를 통해 반드시 정부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350만 명이 염원과 의지를 담아 서명하고 청원한 가족대책위 법안이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한 채 버려지고 있다”며 “이제는 대통령이 답해야 한다. 특별법에 유가족 의견을 반영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던 대통령의 약속을 지켜 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세월호 참사 100일이 되는 7월 24일까지 제대로 된 특별법이 기적처럼 만들어질 수 있도록 국민의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가족대책위는 15일 4.16 특별법 제정을 위한 350만 명 서명을 국회에 전달하기 위해 오전 10시 30분에 여의도공원에서 국민 청원 행진을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