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10원 요구하다 감옥에 갇힌 청소노동자

[기고] 울산과학대가 직접 교섭 나서야

지난 8일, 금요일이었다. 울산지방법원 집행관이 서류뭉치를 들고 파업 현장에 왔다. 오자마자 김순자 지부장과 조합원 이름을 부르더니 서류를 건넸고 수령했다는 서명을 하란다. 자신이 누구인지 밝히지도 않았다.

조합원들은 얼결에 서류를 받아든채 누구냐고 따져 묻다가 싸움이 시작됐다. 경찰은 밖에 대기하고 있다가 실갱이가 벌어지자 기다렸다는 듯 공무집행방해라며 김순자, 오순남, 김선이 조합원 3명을 연행했다.

동부경찰서는 3명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찰 영장실질심사가 끝날때까지 그들은 중부경찰서 유치장에서 지냈다. 법은 약자를 보호하지 않는다.

연대노조 울산과학대지부는 파업 59일차 장기투쟁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조합원들의 흔들림 없는 모습은 승리에 대한 확고한 믿음 때문이다. 학교는 끊임없이 제3자인 것처럼 하면서 배후에서 업체를 통해 교섭을 조정하고, 조합원들을 이간질시켜 내부 와해를 도모하는 상황이다. 두 달여 파업을 통해 바라본 학교의 태도는 명확해진 것 같다. 노조에 대한 감시와 통제와 회유, 협박을 구체적으로 계획했다.

첫째 화장실 앞 감시카메라 설치는 조합원들의 화장실 청소를 감시함과 동시에 조합원들에 대한 협박이다. 화장실 앞 감시카메라는 노조 탄압 뿐만 아니라 학생과 학교를 이용하는 모든 사람에 대한 인권의 문제다.

두번째는 화장실 앞 점검표와 출퇴근 카드 작성이다. 지금까지 없었던 화장실 앞 점검표는 조합원들에 대한 일의 잘하고 못하고를 체크하겠다는 것이다. 출퇴근 카드는 학교의 관리하에 조합원들의 움직임과 일상을 통제하고자 하는 의도로 보인다.

셋째 업체는 지금까지 학교의 지시로 관례처럼 진행해온 대체인력사용 1년차를 이유로 조합원을 징계 하겠다고 협박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런 요구를 노조에서 인정하면 어느 정도의 대폭 임금인상을 해 줄 것처럼 제시안을 강요했다.
파업 전 수차례의 교섭과 파업 후 몇차례의 교섭을 비교해 보면 학교가 노골적인 노조 와해를 시도하고 있음을 확인한 정도이다. 이유인 즉 파업 전에는 앞의 내용들을 서로 잘해보자는 태도로 임했다면 파업 후 교섭은 본색을 들어내며 학교의 요구를 전제로 교섭을 하면 어느정도 들어줄 용의가 있다고 말을 흘리고 있다.

학교는 노골적으로 노동조합과 한번 갈때까지 가보자는 태도로 서로 기싸움을 하고 있다. 구체적 교섭내용을 보면 학교는 우리가 최저임금을 받고 있지만 “기타수당과 상여금(최저 임금기준) 100%를 받고 있지 않느냐, 동종업종에서 최고가 아닌가”라고 주장한다. 이는 생활임금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나마 그동안의 소폭인상도 노조 힘으로 크고 작은 싸움을 통해 쟁취한 성과물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학교가 알아서 준 게 아니다. 그러고도 학교가 인심이나 쓴것처럼 과대 선전하고 있다.

울산과학대가 몇명 되지 않는 청소 인원을 2개의 청소업체로 나눠 운영하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 학교가 직접고용을 하든 최소한 한 업체가 운영해도 된다. 그럼에도 학교가 버티는 이유는 단 하나, 노조 파괴 목적 이외에는 없다. 지금의 상황을 조합원들은 잘 알고 있고 싸우는 목적과 승리의 자신감 또한 확고하다. 결국 학교가 직접 교섭에 나설때 이 사태는 해결될 것이다.

울산과학대 투쟁은 노동조합 사수와 동시에 생활임금 쟁취라는 두 가지 목적이다. 조합원의 의지는 확실하지만 그래도 나이든 조합원에겐 힘든 싸움임에는 분명하다.
태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김덕상(전 울산지역연대노조 위원장)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
  • 반민영화결사행동대원

    노동자를 물로 보는 반동 관리계급을 청소해야한다.
    관리자 계급 이것들이 노동자를 물건으로 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