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도청 1층 제2회의실에서 무기한 항의농성에 돌입한 청도 주민들. [출처: 청도345kv송전탑반대대책위] |
한전이 처음으로 청도 송전탑 반대 주민과 공식적 면담을 가졌지만, 송전탑 공사 중단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에 주민 6명을 포함한 청도345kv송전탑반대대책위 관계자 20여 명은 “공사 일시 중단과 한전과의 공청회 개최”를 요구하며 경북도청 1층 제2회의실에서 무기한 항의농성을 시작했다.
8월 18일 오전 10시, 청도군 각북면 삼평1리 주민들은 김관용 경북도지사에게 적극적인 중재를 요청하며 항의방문을 진행했고, 한전은 이날 오후 4시 40분 주민들과 면담을 가졌다.
면담자리에서 주민들은 “공사를 10일 이상 즉시 중단하고 주민과의 공청회를 열라”고 요구했으나 면담 당시 이강현 한전 대경건설지사 지사장은 즉답을 피했다.
오후 6시께 면담이 종료 후, 이강현 지사장은 “공사 중단은 불가능하다. 이후 설명회도 공사 중단이 왜 불가능한지에 대해 설명하는 차원”이라며 공사 중단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 경북도가 중재해 한전과 송전탑 반대 청도 주민 간 첫 면담이 18일 열렸다. |
한전은 경북도에 비공개 면담을 요구했으나 송경창 경북도 창조경제산업실장은 “공개로 진행해야 한다. 한전은 구체적인 일정을 잡아 보고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공식 설명회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받아치며 공개 면담이 진행됐다.
김헌주 청도345kV송전탑반대대책위 공동대표는 “25일 예정됐던 한전이 걸었던 대체집행관련 재판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21일 꼭두새벽에 공사를 강행됐다. 공사가 후반에 접어들며 국회의원 등의 중재로 설명회를 하겠다는 의사가 타진됐으나 그간 공사는 계속 진행됐다”며 “송전탑이 계속 올라가는데 대화하면 뭐하나. 한전이 불가피함을 설명하려면 지금의 공사는 중지돼야 한다”고 했다.
삼평리 주민 이억조(75) 할머니는 “불법이 아니라면 떳떳하게 공사를 시작하면 되는데 새벽에 몰래 진행했고, 주민들이 공개하라고 한 주민동의서도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우선 공사부터 중단돼야 한다. 벌써 공구리도 다 치고 헬기가 날아다닌다. 다른 마을에 가서 우리 마을처럼 해 끼치는 것도 싫고, 지중화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조봉연(79) 할머니는 “송전탑을 뽑는 곳도 있는데 우리는 처음부터 지중화를 요구했다. 지중화는 왜 안 되나. 잠시라도 공사를 중단하자고 말해도 광복절에도 공사를 하더라”며 “한전은 그동안 우리말을 조금도 들은 적이 없다”고 호통쳤다.
이에 이강현 지사장은 “송전탑 문제로 상처를 느낀 것에 죄송하다. 지중화는 우리도 도면화해서 검토를 해 봤다”며 “지사에서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이해시키지 못한 것 같다. 미리 마을 분들과 합의가 됐다는 걸 알려드렸으면 반대하는 분들도 방향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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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중엽 기자는 뉴스민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뉴스민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한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