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일방적 운송료 삭감 반발, 화물노동자 2명 고공농성 돌입

“8일째 파업에도 원청 수수방관” 대체운송 차량 투입으로 갈등 격화

대우조선해양의 일방적 운송료 삭감 철회를 요구하며 화물노동자 2명이 철탑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김철규 화물연대본부 경남지부장과 김준민 거제통영지회장은 6일 새벽 4시경, 거제 대우조선 내 선박작업장에 위치한 30m 높이 철탑에서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은 원청의 일방적 운송료 삭감 철회와 파업사태 해결 등을 요구하고 있다.

[출처: 화물연대본부]

현재 화물연대 경남지부 거제통영지회와 전남지부 삼우분회, 포항지부 조합원 등 화물노동자들은 대우조선에 원자재와 철강재 등의 물량을 운송하고 있다. 원청사인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5월, 수주감소로 인한 고통분담 차원에서 운송료 5%를 삭감했으며, 지난 8월부터는 유가연동제를 적용해 운송료가 또 다시 2~5%가량 하락했다.

이에 거제통영지회는 29일 오전 0시부로 전면파업에 돌입했으며, 원청과 운송사를 상대로 성실 교섭을 촉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파업 8일째가 지난 현재까지 교섭이 진전되지 않고 있다. 화물연대 관계자는 “운송사와는 4~5일 전 교섭을 진행했지만, 진전된 성과를 도출하지 못했다”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운송사가 아닌 원청인 대우조선이 나서야 하지만 수수방관하고 있어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파업 이후 사측이 대체운송 차량을 대거 투입하면서 노사 갈등은 더욱 증폭됐다. 지난 3일 대체운송 차량에 항의하던 노조 간부가 차량에 치어 병원으로 이송됐고, 4일에도 경찰과의 충돌 과정에서 조합원 한 명이 병원에 실려갔다.

[출처: 화물연대본부]

지난 3일에는 지회 조합원 진 모 씨가 거제시 하청면 칠천교 밑으로 화물차와 함께 추락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고 진 모 씨는 사망 전날 지회장에게 “살아도 같이 살고 죽어도 같이 죽어야 하는데 함께 하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문자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화물연대 관계자는 “정확한 사고 경위가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라면서도 운송사 측의 압박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노조는 유족의 뜻에 따라 고 진 모 씨의 장례 절차를 마무리한 상태다.

화물연대는 이번 파업 사태가 해결되지 않을 시, 오는 8일 오후 3시 거제에서 전국 집중 집회를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화물연대는 “오는 8일 대우조선 공장 앞에서 확대간부 1천여명이 참여하는 파업승리결의대회를 시작으로 본부 차원의 지원 및 대응 방침을 마련하여 투쟁해 나갈 것”이라며 “운송사는 이제 운송료 삭감 철회로 답해야 할 것이며, 대우조선 또한 사태 해결을 위한 적극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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