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남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통장이 한전의 밀양 송전탑 주민 매수를 보여주는 단적인 증거”라며 “확인해본 결과 통장은 한전 직원 최 모 씨가 마을 주민대표 김 모 씨 등 5명의 대표와 함께 직접 개설한 통장”이라고 설명했다.
김제남 의원이 공개한 통장에는 ‘한전본사’ 라는 이름으로 한전 본사가 위치한 서울 삼성동 농협지점에서 입금됐다. 김 의원에 따르면 통장은 지난 6월 23일에 송전탑 찬성 쪽 주민대표 5명의 명의로 개설됐고, 4일 뒤인 27일에 돈이 입금됐다. 찬성 주민대표들은 입금 직후 바로 2,500만 원을 인출하고 상품권으로 바꿔 해당 마을 주민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나눠줄 예정이었지만 송전탑 반대 주민의 항의로 무산됐다. 이 과정에서 반대 측 주민들이 어디서 난 돈이냐고 추궁하면서 통장이 공개됐다.
김제남 의원은 “청도 송전탑 반대 주민 매수 때도 한전은 자기들이 한 일이 아니라 ‘청도 경찰서장이 건넨 거고 돈의 출처는 시공사가 나중에 서장에게 다시 보전해주기로 한 것’이라며 한전으로부터 나온 돈은 없다고 했다”며 “이렇게 ‘한전본사’ 명의가 나온 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전본사가 주민에게 전달한 돈은 관련 법률과 한전의 내규에도 해당되지 않는 출처와 용도가 불분명한 ‘이상하고 나쁜 돈’” 이라며 ”돈으로 주민의 양심을 사고 평생 삶터를 뺏으려는 추악함의 결정판“이라고 비난했다.
[출처: 김제남 의원실] |
반면 한전본사는 비자금이나 불법자금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한전 홍보팀 관계자는 <참세상>과 통화에서 “밀양현지에서 사업소 기능을 하는 밀양대책본부가 한시적 조직이기 때문에 ‘한전본사’ 명의로 나갔다”며 “입금된 돈은 민원대책비로 불법자금이나 비자금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한전은 보도자료를 통해서도 “민원합의 후에도 장기간 찬성과 반대 주민 간 내부갈등이 깊어 주민대표들이 정식 공문으로 요청한 힐링비를 지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민원대책비는 건설비로 책정된 예산이며, 주민화합비는 총 15개 마을에 지원했다”며 “찬성과 반대 주민 간 내부 갈등이 깊었기 때문에 사업소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공식 집행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김제남 의원실은 여전히 한전이 거짓 해명을 하고 있다는 반응이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주민들에게 준 돈이 힐링을 목적으로 한 마을행사지원비 등인데 현금이나 다름없는 상품권으로 바로 지원하는 경우는 어떤 법에도 없다”며 “한 마을에 몇 천 씩 뿌린 돈이 마을에 미칠 악영향도 큰데다 이 돈이 제대로 집행되는지 관리감독도 안 되고 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