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에 최대한 집중

“미완의 특별법, 미완인 채 남겨 놓지 않을 것...끝까지 손잡아 달라”
“더 좋은 결과 못해 부끄럽고 죄송...진상규명 몇 십 년 걸려도 싸울 것”


7일 국회 본회의에서 “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안”이 통과되자 세월호 유가족들은 이제부터 본격적인 진상규명을 위한 활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세월호 가족대책위는 우선 진상조사위에 가족들이 추천할 위원 선정 준비에 바로 들어갈 예정이다. 특히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이 법 시행 이전에 완료되도록 최대한 집중할 계획이다.

유경근 세월호 가족대책위 대변인은 “위원회 구성 이후에도 실질적 진상조사 활동을 시작 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위원들 간 의견도 맞추고 운영방식 등 여러 논의를 해야 하는데 저희 욕심은 위원회 구성 즉시 진상규명에 들어가도록 준비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또 “진상조사 대상, 범위, 내용 등을 저희 나름대로 정리해놓고 위원회가 구성되는 즉시 전달해서 바로 반영되도록 그 과정을 시작했고 준비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세월호 가족대책위와 시민단체들은 이날 세월호 특별법이 통과된 직후 오후 3시 40분께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음에 크게 걸리는 것은 그동안 저희 가족들을 지지하고 함께 행동해 주셨던 많은 국민들에게 좀 더 좋은 결과를 보여드리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정말 부끄럽고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해 독자적인 진상규명활동을 벌여나갈 것”이라며 “특별위원회가 제대로 활동하는지 철저히 감시하고, 국민적 관심 속에서 특별위원회가 자신의 권한을 100%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미완의 특별법을 미완인 채 남겨 놓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유경근 가족대책위 대변인은 “이번 특별법안이 가족들이 보기에 충분하다거나 진상규명을 위해 실효성 있는 법안이라 생각해서 묵인이나 용인한 것은 아니”라며 “단지 더 이상 느려지면 진상규명의 길이 더 험난해지고, 가족과 국민이 할 수 있는 여지가 줄어든다는 시기적 판단 때문에 현실적 문제를 수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만일 특별법에 따른 진상조사위가 제대로 역할을 못할 경우 저희들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제대로 진상규명 해낼 수 있도록 참여하고, 견제하고, 비판하고, 최악의 경우 특별법 개정운동까지 포함해 모든 운동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진상규명의 길이 시작되었을 뿐이다. 언론도 그 기나긴 길을 주의 깊에 살펴주고 비판해주고 힘을 실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오지숙 ‘리멤버 0416’ 대표도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세월호의 진실이 밝혀지는 그날까지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흡한 특별법, 역설적으로 가족들이 할 일 알려줘”

가족대책위는 본회의를 통과한 특별법을 두고 조사는 특별법이, 수사와 기소는 기존의 상설특검법이 분리하여 담당하도록 합의됐다고 평가했다. 또 상설특검법에 따른 특검추천과정에 여당과 청와대의 개입을 배제할 수 없어 수사권과 기소권을 행사할 사람의 정치적 독립성을 충분히 보장하기도 어렵다고 봤다.

가족대책위는 기자회견문에서 “가족들과 국민들이 ‘진상조사위원회 내에 수사권 및 기소권 부여’라는 핵심 주장을 양보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조사권을 강화하기 위한 실질적인 내용은 찾아보기 어렵다”며 “이토록 미흡한 특별법이 역설적으로 앞으로 저희 가족들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확실히 알려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가족들은 “제대로 된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안전한 사회건설을 위해서라면 몇 년, 아니 몇십 년이 걸리건 계속 싸울 것”이라며 “지나친 욕심일 수 있지만 저희에게 내어 주신 손 거두지 말아 주십시오. 아니 오히려 더 뜨겁게 두 손 맞잡고 끝까지 함께 해달라고 간청 드리고 싶다”고 호소했다.

유경근 대변인은 세월호 특별법안 본회의 통과 과정의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유 대변인은 “가족들은 다섯 분의 국회의원 토론을 유심히 들으면서 분통도 터지고 답답하고 서럽기까지 했다”며 “304명의 희생자와 실종자들을 앞에 놓고 특별법이 위헌이라고 하는 협박을 할 수 있는지,..마음 같아서는 그 자리에서 소리라도 치고 싶었지만 원활한 본회의 진행을 위해 억지로 참고 있었지만 분통이 터져서 감정을 주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위헌소지를 제기한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을 비난했다.

이어 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이 토론을 끝내고 가족들에게 ‘힘내시라’고 절을 하자 이상규 의원에게 야유하고 욕했던 의원들을 거론하며 “저희가 국회 앞에서 긴 시간 농성할 때 단 한번 눈길조차 주지 않았던 사람들이 절 한번 했다고 욕하고 야유하는 것을 보면서 ‘저 사람들은 무슨 마음으로 이 법안에 찬성을 던지고 있을까? 과연 참사의의미를 알고 진상규명의 마음이 티끌만큼이라도 있을까?’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한편 가족대책위는 국회 농성장 철수 여부는 9일 가족 총회에서 최종 수정된 특별법안을 꼼꼼히 살펴본 후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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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좋은기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