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상황 [출처: 민주노점상전국연합] |
▲ 인천상황 [출처: 민주노점상전국연합] |
민주노점상전국연합(민주노련) 소속 노점상 약 800여 명은 27일 새벽, 인천 동암역과 구월동 로데오거리, 서울 강남대로에 대규모 용역이 투입된다는 소식에 해당 지역으로 집결해 밤을 지새웠다. 인천 구월동 로데오거리에는 약 400명의 노점상들이 집결해 대기했고, 동암역에 100여명, 서울 강남 대로에는 250여 명의 노점상들이 모였다.
오전 5시 경, 인천 구월동과 동암역에 철거용역과 구청 직원, 경찰이 도착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됐다. 구월동 로데오거리에는 1톤 트럭 10대와 지게차 7대, 용역 약 400여 명이 동원돼 노점상들과 대치했다. 동암역엔 용역과 소방차 3대, 경찰버스 9대가 도착해 행정대집행을 실시했다. 동암역에서는 민주노련 부천, 서부지역 회원 등이 집결해 생존권 사수투쟁을 벌었으며, 그 과정에서 약 13명의 노점상 및 지도부가 경찰에 연행됐다. 로데오 거리에서도 노점상들이 마차를 광장에 모아놓고 용역반과 대치를 벌이고 있다.
서울 강남대로에도 5시경부터 행정대집행이 실시될 것으로 점쳐지면서, 인천 로데오거리에 집결해 있었던 노점상 100여 명이 강남으로 이동했다. 강남대로에는 서초강남 노점상 등 서울 곳곳 노점상 250여 명이 모여 밤을 지새웠다.
▲ 강남대로 상황 |
▲ 강남대로 상황 |
최인기 민주노련 사무처장은 “2003년 이명박 전 서울시장 당시, 청계천 공사를 앞두고 대규모 용역을 투입한 행정대집행이 실시된 이후, 대규모 행정대집행이 노점상들에게 커다란 현안이 됐다”며 “지난주 인천 및 서울지역 구청에서 모여 대책회의를 갖고 동시다발적으로 행정대집행 실시를 계획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남대로에는 이날 새벽 행정대집행이 실시되지 않았지만, 수시로 용역들과 구청이 들이닥치고 있어 긴장감이 팽팽한 상황이다. 강남지역 노점상들은 현재 약 60일간 강남대로에서 노숙 농성을 벌이며 상시적 용역 침탈에 대비하고 있다. 이날 행정대집행이 실시되지 않더라도 조만간 대규모 행정대집행이 실시될 것이라는 불안감에 피 말리는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송파지역 가락시장에서 30년 넘게 생선 노점상을 운영해 온 박 모(70,여) 씨도 강남 대로에서 새벽을 지새웠다. 박 씨는 “어제 12시간 넘게 일을 하고 인천 로데오 거리에 갔다가 다시 강남대로로 와서 밤을 샜다”며 “우리도 30년 넘게 노점을 하고 있지만 매번 행정대집행에 대한 불안감으로 살고 있다. 만약 강남지역이 무너지면 전국적으로 노점상에 대한 탄압이 커질 것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지역의 행정대집행이 있을 때 마다 뭉쳐야 우리도 살 수 있다.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밥 먹고 살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 강남구청과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구청에서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우리를 사람으로도 생각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울분을 터뜨렸다.
▲ 인천상황 [출처: 민주노점상전국연합] |
▲ 인천상황 [출처: 민주노점상전국연합] |
정구준 민주노련 북부지역장은 “어느 지역이나 쉬운 노점 투쟁은 없다. 노점상은 노점을 할 수 있을 때 까지 투쟁 속에 살아야 한다”며 “강남은 빈민탄압에 앞장서는 지역이다. 신연희 구청장은 구룡마을 화재 인명 사고에도 단 한차례 찾아가지 않았다. 없는 사람들은 벼랑 끝으로 내몰고, 가진 자 1%를 위해 일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복화 민주노련 송파지역장도 “언제까지 노점상들이 차디찬 바닥에 앉아 생존권 투쟁을 이어가야 할 지 모르겠다. 우리나라 국민이 우리나라 거리에서 장사하는 것이 왜 불법이냐. 노점상들은 어디까지나 생존권을 위해, 먹고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인천 구월동 로데오거리와 동암 지역에는 오전까지 노점상과 용역반의 대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강남대로에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노점상들이 집결해 대기 중이다.
▲ 강남대로 상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