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논란은 지난 5일(현지시각) 미국 온라인 뉴스잡지 <데일리비스트>가 “삼성 스마트TV가 당신을 염탐한다”며 삼성전자 개인정보 보호정책을 근거로 음성 수집 및 전송 기능에 대해 보도하면서 시작됐다.
[출처: <데일리비스트> 화면캡처] |
이 언론은 삼성전자 개인정보 보호정책을 인용해 “당신이 말한 말들이 사적이고 민감한 정보를 포함한다면, 이 정보들은 자료로 보존되고 제삼자에게 전송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라”라고 했다면서 삼성 스마트TV로 인한 사생활 침해의 위험성을 제기했다.
삼성전자 스마트TV는 음성 명령에 의해 작동할 수 있는 기능을 장착하고 있다. 문제는 삼성전자가 이 음성 명령 기능을 개선한다는 목적으로 사용자의 음성 정보를 수집하고 제3자에 전달해 가공한다는 데에서 발생한다.
이같은 보도가 나오자 온라인상에는 삼성전자 스마트TV를 조지 오웰의 ‘빅브라더’와 비교하는 등 기업의 사생활 감시에 대한 논란으로 뜨겁게 달궈졌다. 미국 <포브스>를 비롯해 영국 <비비씨>, <가디언> 등의 외신이 잇따라 보도하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삼성은 소비자의 프라이버시를 매우 주의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소비자의 개인 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데이타 암호화를 포함해 산업 표준 안전 지침과 실행을 준수하며, 비인가된 수집이나 이용을 금지한다”고 밝혔다고 <가디언> 등은 보도했다.
“스마트TV 있으면 프라이버시는 없다”
그러나 우려가 과장돼 있다 하더라도 프라이버시 침해에 관한 염려는 높다.
오병일 진보네트워크센터 활동가는 “서비스 설계상으로는 명령에 대해서만 인식한다고 돼 있지만,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사실 어떤 이야기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사생활 정보가 포함될 가능성이 있어 프라이버시 침해의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라고 <참세상>에 전했다. 또 “기기 내에서 작동되는 것이 아니라 삼성전자 서버로 전달되고, 제3의 업체에까지 전달되기 때문에 민간업체나 삼성전자에 의해 오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각국 정보통신 활동가들도 삼성전자의 대중 감시 위험성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영국 정보통신운동단체 ‘빅브라더와치’ 대표 엠마 칼은 “삼성은 (이용자) 모두가 자신의 TV로 감시되길 원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9일 <가디언>에 말했다.
독일 ‘네츠폴리틱’ 마르쿠스 베케달은 삼성의 개인정보 정책에 대해 “스마트TV가 있을 때 프라이버시는 없다고 말하는 편이 낫다”고 <프랑크푸르트알게마이네차이퉁>에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