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빠진 성교육 말도 안 돼” 재검토 촉구

교육부, “사회적 합의 없다”는 이유로 성소수자 내용 빼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등 성소수자, 교육 단체에서 13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의 반인권적 표준안, 지침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교육부가 지방 교육청과 일선 교육 현장에 성교육을 실시할 때 성소수자 관련 내용을 다루지 말라고 지침을 내려 논란이 일고 있다.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아래 무지개행동),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 서울시교육단체협의회 등은 13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의 반인권적 성교육 지침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교육부가 지난 3월 지방 교육청에 배포한 성교육 교사 연수자료에서는 “청소년은 성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시기이기 때문에 (성적 지향을) 결정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고 안내하라”고 지시했다. 성소수자의 인권, 성적 지향 등의 내용도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다루지 말도록 주문했다.

  논란이 된 성교육 표준안 연수자료. 동성애뿐만 아니라 다양한 성적 지향 등에 대한 지도가 허용되지 않음을 명시하고 있다. ⓒ교육부

교육부는 이러한 성교육 표준안 지침을 내린 이유로 “성교육은 사회, 문화, 종교적으로 가치 중립성을 유지하는 범위로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성소수자 단체 등에서는 성적 지향으로 갈등을 겪는 청소년이 있음에도 이들을 교육 대상에서 배제한다는 점에서 중립적이지 않으며, 청소년들의 다양한 성적 고민을 억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날 기자회견에 참가한 강혜승 서울시교육단체협의회 상임대표는 “교육부에서는 드러내놓고 이야기할 수도 없고, 이야기해도 이해받지 못하는 청소년 성소수자의 인권을 감싸 안는 성교육 표준안을 만들었어야 했다.”며 “교육부에서 이들을 포용하고 응원하기는커녕 오히려 말도 안 되는 표준안을 만들어 차별하는데, 그러고도 교육부라 할 수 있는가”라고 성토했다.

쥬리 십대섹슈얼리티인권모임 활동가는 “청소년기는 자신의 성적 정체성을 확립하는 시기이지만, 청소년 성소수자들은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고 교사들이 성소수자를 차별하는 경우도 많다. 지금껏 성소수자로 살며 학교에서 관련 교육을 받아본 적도 없다.”라며 “교육부 성교육 표준안 지침은 전국 학생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다. (청소년 성소수자의 상황을 고려해) 교육부에서 성교육 표준안 지침을 재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지개행동 등은 이날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성교육 표준안 지침 폐기, 재검토를 위한 성소수자, 교육 단체 공동 대응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차별조장 학교 성교육 표준안 전면 재검토하라!'는 피켓을 들고 있다.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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