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서비스 울산센터, 노조 간부 납치했다”

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11일 삼성전자 본관에서 기자회견 열고 이재용 사과 요구

삼성전자서비스 울산센터가 ‘조직 안정화 방안’ 문건을 작성해 노조탄압을 계획한 데 이어 노조 간부를 납치해 감금했다는 추가 증언이 나왔다. 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지회장 직무대리 라두식, 아래 지회)는 11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정황을 폭로했다.

  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11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센터가 ‘조직 안정화 방안’ 문건을 작성해 노조탄압을 계획한 데 이어 노조 간부를 납치해 감금했다고 폭로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삼성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출처: 금속노동자 김형석]

최명우 노조 삼성전자서비스 울산분회장의 증언에 따르면 노조 간부에 대한 납치 및 감금이 이뤄진 것은 지난해 2월 20일이다. 관리자 두 명은 이날 근무중인 노조 삼성전자서비스 울산분회 최명우 분회장과 최진림 교선부장에게 “모영국 삼성전자서비스 울산센터 대표가 이야기할 것이 있다고 하니 잠시 내려가서 이야기를 하자”고 했다.

자신의 차에서 기다리던 모영국 대표는 “노조는 노조고 회사의 실적은 실적이다. 노조 말고 실적 관련해서는 도움을 줘야하는 것 아니냐. 그런 부분에 관해서 이야기 좀 하자”고 말했다. 최명우 분회장은 가까운 카페에서 실적에 대한 이야기를 할 것으로 예상하고, 모영국 대표의 차를 탔다. 차에는 관리자 두 명도 동승했다.

그런나 모영국 대표는 거제시 장승포항으로 차를 몰아 지심도로 가는 배를 탔다. 이 과정에서 모영국 대표는 “나도 휴대폰을 차에 두고 갈 테니 너희도 휴대폰을 차에 두고 가라”며 차에 휴대폰을 넣은 채 차 문을 잠갔다.

  최명우 분회장이 11일 기자회견에서 모영국 대표와 관리자들이 계획적으로 자신들을 납치 감금했다는 폭로 발언을 하고 있다. [출처: 금속노동자 김형석]

배를 탄 모영국 대표는 “노동조합을 탈퇴하기만 하면 2014년 임단협 사항보다 더 좋은 대우를 해주겠다. 복지도 더 잘해주겠다”고 회유했다. 최명우 분회장과 최진림 교선부장이 이를 믿을 수 없다고 버티자 “여기는 섬이다. 내가 원하는 답을 얻지 못하면 섬에서 안 나가겠다”고 협박했다.

최명우 분회장은 “고려해보겠다”고 말한 후, 겨우 섬에서 빠져 나왔다. 하지만 휴대폰을 여전히 돌려받지 못한 상태였고, 이후에도 거제도 대명리조트로 끌려가 다시 노조를 탈퇴하라는 회유를 받았다.

최명우 분회장은 “지심도로 출발하는 배 시간에 맞추려고 일부러 휴게소에서 시간을 끌었다”며 모영국 대표와 관리자들이 계획적으로 자신들을 납치 감금했다고 주장했다.

최진림 교선부장은 “내일 최종 우리 회사 입장을 표명해야 되고 아울러 14년 계약관련 통보해야 된다”는 모영국 대표의 문자를 공개하며 “삼성이 ‘재계약하고 싶으면 노조를 무력화시키라’는 무언의 압박을 넣은 것으로 보인다”고 증언했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 간부들이 11일 기자회견을 마치고 삼성에 항의서한을 전달하려다 막히자 서한을 찢어 던지고 있다. [출처: 금속노동자 김형석]

남문우 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최종범과 염호석을 보내고 삼성에서 더 이상의 탄압이 없길 바랐다. 삼성은 여전히 무노조 전략을 유지하고, 더 노골적인 탄압을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회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책임자 처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삼성전자서비스 울산센터 폐업 철회 등을 촉구했다.

지회는 앞선 4일 삼성전자서비스 울산센터가 작성한 ‘조직 안정화 방안’ 문건을 공개했다. 이 문건은 삼성전자서비스 울산센터가 조합원의 학연, 혈연, 이혼 등 개인사를 이용해 노조를 탈퇴하도록 한 계획을 담고 있다. (기사제휴=금속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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