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한국청년연대 등 노동·청년 단체들은 7일 오전 서울정부청사 앞에서 ‘좋은 일자리를 위한 세계 행동의 날’을 맞아 연 기자회견에서 노동개악 폐기를 요구하고 비정규직과 청년 현실을 증언하는 한편, 재벌과 정부의 책임을 물었다.
참가자들은 이날 “청와대와 여당은 노사정위원회 야합을 근거로 각종 악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면서 “‘청년희망펀드’, ‘힘내라 청년’ 이벤트,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 등 노사정 야합과 정부의 여론조작 이벤트를 비판하고, 청년실업의 본질적인 책임을 재벌과 정부에게 묻고자 나섰다”고 밝혔다.
단체들은 “재벌들의 눈부신 성장과 반비례하여 국민의 삶은 피폐해졌다”면서 “특히 현대자동차의 비정규직을 늘리기 위한 불법파견”, “제조업 뿌리산업에 대한 파견고용 전면 허용”, “공공기관에 대한 해고 확대”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이들은 또 “불량고용, 나쁜 일자리를 양산하려는 무책임한 정부와 기업의 탐욕을 도저히 방관할 수 없다”면서 “11월 14일 민중총궐기와 계속될 투쟁으로 달려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단체들은 또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한 7대 공동요구안으로 △박근혜의 노동개악 폐기 △재벌에게 세금을, 청년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노동조건 후퇴 없는 노동시간 단축으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 △공공부문부터 양질의 일자리 창출 △모든 상시지속업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최저임금 1만원으로의 인상 △실업급여 확충과 최초구직급여 지급을 위한 대책을 제시했다.
“가까스로 취업해도 평생 비정규직인 헬조선, 지옥불반도”
이날 기자회견에는 청년 비정규직 해고자, 학생들이 나와 청년실업을 이유로 일자리 불안정을 오히려 확대하는 노동개악의 문제와 현실을 고발했다.
이영숙 전국금속노동조합 경기지역지회 조합원은 안산의 현실에 대해 “안산 제조업 비정규 노동자들은 감정조절 장애에 시달리고 문자 한통에 출근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파견 업종 확대를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진욱 민주일반연맹 부산 방문간호사 해고조합원은 “120만 원 박봉으로 시작해 7년 동안 열정페이를 받으며 어렵게 일했지만 하루 전에 계약 만료라는 이유로 해고 통지를 받았다”면서 “정부는 수많은 미사여구로 일자리 대책을 선전하지만 수많은 청년들은 쓰다가 하루아침에 버려지고 있다”고 밝혔다.
서정은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한신대 학생은 “저질 일자리에 감사하라는 것이 박근혜 정부 노동개악의 추악한 본질”이라면서 “10월 11월 노동자들의 투쟁에 지지와 연대를 통해 청년 학생들도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김상연 노동자계급정당추진위 학생위 서울대 학생은 “청년들에게는 취업준비가 상시화된 환경이며 취업을 해도 평생 비정규직으로 살아가야 하는 헬조선, 지옥불반도”라며 “책임을 노동자와 노동조합이 아닌 재벌에게 물어라”라고 강조했다.
김종인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경제는 성장하고 있지만 노동자들의 고용불안은 계속 심화되고 있다”면서 “IMF, OECD 조차 고용 불안을 해결하자고 하는데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역주행하고 있다”며 “민주노총이 우리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힘차게 싸우겠다”고 밝혔다.
청년학생들은 기자회견에 이어 내달 14일 민주노총이 주최하는 민중총궐기에 맞춰 청년 총궐기를 진행하는 등 정부의 노동개악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