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미국 대통령 조지 부시는 상하 양원 합동회의에서 한 국정연설에서 '북한, 이라크, 이란이 악의 중심축'이라고 언급하였다. 또한 그는 '이 국가들의 위험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으며, 이들이 미국을 위협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그의 발언을 오만한 유일패권주의에 입각한 호전발언으로 규정하면서 강력히 규탄한다.
평화와 자주의 새세기 첫해부터 약소국가에 대한 일방적 침략전쟁으로 화해와 평화의 기운을 깨뜨린 당사국이 특정국가를 상대로 악의 중심축이라고 규정하는 자체가 오만과 유일패권주의적 발상이다. '전쟁의 위험은 항상 미국의 부당한 간섭과 패권적인 호전정책으로부터 비롯되었으며, 이로 인해 세계는 물론 자국의 안정과 평화마저 위협받게 되었다'는 지탄과 우려의 목소리가 세계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는 사실을 미국은 적시해야 한다.
우리는 부시 행정부가 군사력에 바탕을 둔 힘 대결로 국제관계, 특히 북미관계를 몰고가는 데 대해 적극 반대한다. 국제관계는 무력적 방법이 아니라 대화와 협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는 것이 시대의 대세이다. 또한 이미 미국의 전대 행정부가 북미관계에서 군사적 힘의 대결로는 어떠한 진전도 이룰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화해와 관계 정상화를 추진한 전례가 있다. 그런데도 이를 무시하고 또 다시 북한을 악의 중심축이라면서 대결과 긴장을 조성하고 것은 시대적 추세와 역사의 흐름에 역행하는 반역사적 행위이다.
우리는 이번 부시 대통령의 발언이 방한을 불과 20여일 앞두고서 나온 것이라는 데 대해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한반도는 우리민족끼리 힘을 합쳐 조국을 통일하자는 자주정신에 입각하여 민족적 단합과 통일을 향해 가고 있다. 다른 나라의 간섭만 없다면 얼마든지 조국통일을 이룰 수 있다. 만약 조지 부시 미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남북공동선언 채택 이후 높아진 우리 민족사이에 단합과 통일의 기운을 차단해보려는 치졸한 발상에서 나온 의도적 발언이라면 전세계인들로부터 어떠한 지지도 얻지 못할 것이며, 7천만 겨레의 분노와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는 부시 행정부의 부당한 규정과 간섭에 맞서 싸울 것이며, 민족자주의 기치아래 남북공동선언 실천의 길로 적극 매진해 나갈 것이다.
우리 민족끼리 단합과 통일을 촉진하는 해 2002년 1월 31일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상임공동대표 이광우 윤한탁 장두석 강민조 정연오 리인수 이창기 강상구 최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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