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이 내달 2일 약 4년만에 주한미군 지위협정(SOFA) 개정협상을 재개하기로 함으로써 향후 협상 진척 여부가 주목된다.
양국은 지난 95년 11월부터 96년 9월까지 7차례에 걸쳐 SOFA 개정 문제를 놓고 줄다리기를 벌였으나 현격한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해 협상을 중단했었다.
그러나 지난 5월말 미국이 전달한 협상안을 볼때 SOFA 개정의 폭과 내용에 관한 양측의 이견은 아직까지 전혀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에 따라 최종 타결을 위해선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한국은 SOFA 개정협상에서 형사재판관할권 문제가 중요하기는 하지만 환경,노무, 검역 등의 분야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한동 총리는 최근 △현재 형 확정 이후로 돼 있는 미군 피의자 신병인도 시기를 기소단계로 앞당기고 △미군 주둔지역을 환경범죄 영향권에 포함시키며 △미군내 한국인 근로자에 대해 한국 노동법을 적용시키는 등 세가지만은 꼭 관철시켜야 한다는 정부의 기본입장을 천명했다.
그러나 미국은 너무 광범위하게 다룰 경우 합의가 어렵다면서 형사재판관할권과 같은 시급한 문제부터 해결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의 이같은 입장은 스티븐 보즈워스 주한 미국 대사가 우리 정부에 전달한 미국의 협상안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미국은 환경, 노무 문제는 아예 거론하지도 않은 채 형사재판관할권 문제만을 포함한 협상안을 제시했다.
더구나 미국은 미군피의자의 신병인도시기를 법원 확정판결에서 검찰 기소시점으로 앞당기는데 원칙적으로 동의하면서도 한국으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까다로운 전제조건을 제시하고 있어 과연 협상 타결 의지가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마저 제기되고 있다.
미국은 △경미한 사건에 대한 재판관할권 포기 △피의자 대질신문권 보장 △재판권 행사 대상 중대범죄의 조문화 등을 조건으로 내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미 사건에 대한 재판관할권 포기는 `주권’에 관한 문제로 한국 정부로서는 받아 들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또 “미군 피의자의 신병이 한국측에 넘겨진 이후 법적 권리에 중대한 침해가 발생할 경우 주한미군 사령관이 한국측에 피의자의 신병인도를 요청할 수 있고, 한국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관련 규정의 효력을 정지시킨다”는 무리한 내용을 포함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정부 당국자들은 “미국측의 협상안은 `안’에 불과하기 때문에 변화가 가능하다”고 강조, 향후 미국의 유연한 협상태도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우리의 사법제도에 대한 강한 불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판단되는 미국의 요구사항들은 하나같이 선뜻 수용하기 어려운 것들이어서 설사 미국이 일부 주장을 철회한다고 하더라도 협상이 쉽게 풀리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한국 정부로서는 주한미군 지위 문제때문에 법률을 개정하는 것이 주권과 국가위신에 관한 문제라는 점에서 운신의 폭이 좁은데다, 최근 시민단체와 국민들 사이에서 고조되고 있는 대폭적인 SOFA 개정 요구 또한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지난 51년 처음 체결됐고 67년 정식 발효된 SOFA는 지난 91년 개정 당시 `상호주의’ 원칙하에 손질됐으나 합의의사록과 개정양해사항 등 2개 부속문서가 본협정의 효력을 크게 제한하고 있어 전체적으로 불평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또 SOFA에는 환경오염 제거 비용 부담, 환경정보 공개 등 엄격한 환경 관련 규정을 두고 있는 미국과 유럽국가들간의 협정과는 달리 아예 `환경’이라는 용어가 들어간 조항조차 없는 상황이다.
이밖에 미군기지내 한국인 노동자의 쟁의행위를 최소한 70일 동안 금지하는 등 미군과 계약을 맺은 노동자들의 권리를 지나치게 제약하는 규정과 관세 면제 및 검역 관련 조항들도 개정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돼 왔다.
[관련기사]
<소파협상 내달2일 재개> (한겨레)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협상이 4년여만인 다음달 2일 재개된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11일 “미국쪽 협상안에 대한 우리쪽의 검토가 마무리됨에 따라 미국쪽과 다음달 2~3일 서울에서 회담을 갖기로 했다”면서 “두나라의 협상 대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당국자는 또 미국이 지난 5월말 한국쪽에 전달한 협상안에 형사재판 관할권 문제만 포함돼 있는 것과 관련해 “미국의 협상안은 `안’에 불과하다”면서 “이번 회담에서는 환경, 노무, 통관 문제 등 소파의 전반적인 문제들이 다 함께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관련기사 6면
스티븐 보즈워스 주한 미국대사도 이날 오전 국회 `안보통일포럼’ 초청 조찬강연에서 협상 재개 일정을 밝히면서 “소파 개정 문제는 기술적으로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이나 한-미간 굳건한 동맹관계를 위해 해결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미국은 95년 11월부터 96년 9월까지 모두 7차례의 소파 개정협상을 벌였으나 결실을 얻지 못한 채 96년 9월 미국의 일방적인 결렬 통보로 협상이 중단됐다.
67년 발효된 소파는 91년 `상호주의’ 원칙 아래 개정되면서 일부 손질됐으나 협정 이외의 합의의사록과 개정양해사항 등 2개 부속문서가 본협정의 효력을 크게 제한하고 있어 전체적으로 불평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한편 오세훈 한나라당 부대변인은 이날 소파 개정협상과 관련해 “미국쪽 안은 불평등 조항이 더 강화된 개악”이라며 “정부는 강력한 항의와 협상을 통해 불평등 소파협정 내용을 반드시 개선토록 해야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오마이뉴스)
SOFA전면개정과 매향리 폭격장 폐쇄를 위한 제 10차 국민행동의 날
‘불평등한 SOFA개정 국민행동’은 지난 10일 외교통상부장관이 밝힌 미국의 ‘SOFA 협상’ 시안에 대해 “불평등한 한미행정협정의 개정이 아니라 오히려 개악을 기도하고 있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SOFA개정 국민행동'(상임대표 문정현)은 오늘(11일) 늦은 2시 100여명의 시민과 매향리 주민이 모인 가운데 ‘SOFA전면개정과 매향리 폭격장 폐쇄를 위한 제 10차 국민행동의 날’을 주한미 대사관 옆 ‘열린공원’에서 개최하면서 이같이 밝히고 조속한 협상재개와 SOFA 전조항의 개정을 촉구했다.
미국측 시안은 ‘미국범죄자에 대한 최종적인 사법적 판단의 주체를 주한미군사령관으로 상정하고 있고, 경범죄의 경우 한국정부의 기소권 포기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SOFA개정 국민행동 김용한 집행위원장은 “전체 31개 조항을 모두 개정하는 것도 시원치 않은데 오히려 개악을 하겠다고 하는 것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며 “사법권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우리 사법체계를 인정치 않는 것으로 미국의 오만 방자한 태도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 정부에 대해서도 “외교통상부 장관이 비밀리에 국회의원을 상대로 브리핑을 했다”며 “더 이상 감추고 쉬쉬하면서 개정할 것이 아니라 온 민족 앞에 내놓고 전면 개정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이날 집회에서는 ‘매향리 미군 폭격장 폐쇄를 위한 범국민대책위’ 최용운 공동대표 등이 미국 클린턴 대통령에게 보내는 서한을 주한미대사관 정치담당 참사관에게 전달했다.
이 서한은 지난 6월 29일부터 7월 2일까지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민중안보를 위한 오키나와 국제 포럼’에 참가한 미국, 중국, 홍콩 등 9개국 48명의 평화 애호가들이 채택한 것으로서 △전만규 주민대책위원장 즉각 석방 △매향리 폭격장 폐쇄하고 주민들에게 땅을 돌려줄 것 △한미주둔군지위협정의 개정 등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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