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전쟁국채’ 보유 등으로 논란이 됐던 국민연금공단이 대체투자에서도 이스라엘 군·정부 사업에 연루된 기업에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연금이 출자한 사모펀드는 이스라엘 군·정부의 클라우드 사업을 뒷받침하는 데이터센터 건설사를 인수했다.

앞서 참세상이 보도한 국민연금의 이스라엘 주식·채권 보유액은 약 7698억원으로, 대체투자를 통한 간접투자까지 포함한 전체 규모는 확인되지 않았다.

가자지구 학살 3년 규탄 집회. 참세상 박도형 기자.

공습 사용된 데이터센터 건설 중 인수 추진

국민연금이 출자한 브룩필드 인프라펀드 5호(BIF V)는 2023년 ‘컴퍼스 데이터센터’ 공동 인수에 참여했다. 인수계약 당시 컴퍼스는 이스라엘 군·정부의 클라우드 사업을 뒷받침하는 아마존웹서비스(AWS)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고 있었다.

이 시설이 기반이 되는 ‘프로젝트 님버스’는 이스라엘 정부기관의 전산업무를 클라우드로 옮기는 다년 사업이다. 이스라엘 정부조달청은 국방부와 이스라엘군도 사업에 참여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데이터센터들은 이스라엘군의 공습과 학살에 실제 사용됐다. +972매거진·로컬콜·가디언은 2025년 10월 공동취재에서 이스라엘군이 님버스를 통해 구축된 이스라엘 내 아마존·구글 데이터센터 등 기반 시설을 광범위하게 이용했다고 밝혔다. 이들 매체에 따르면 2024년 8월 이스라엘군은 AWS에 저장한 가자 주민 감시정보를 일부 공습에 앞서 활용하기도 했다.

브룩필드와 온타리오교직원연금은 2023년 6월 20일 인수계약을 체결했고, 10월 3일 인수를 완료해 공동 지배권을 확보했다.

참세상 특별페이지 〈한국과 학살자금〉(newscham.net/noisrael) 중 AWS 데이터센터 관련 노드

‘전쟁국채’와 기업 주식·회사채만 7698억원

참세상은 앞서 2026년 8월 12일 단독 보도를 통해 국민연금이 2025년 말 기준 이스라엘 국채와 기업 주식·회사채를 합쳐 약 7698억원어치 보유한 사실을 밝혔다. 국채 404억4300만원, 회사채 167억6700만원, 주식 7125억8400만원을 합친 금액이다.

국채 가운데 327억5300만원은 2023년 10월 7일 이후 발행분이다. 이스라엘 재무부도 전쟁으로 국방·민간 분야의 재정 수요와 국채 발행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전쟁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전쟁국채’를 국민의 노후자금으로 보유한 데 따른 책임이 쟁점이다.

이스라엘 기업 주식 보유액은 1년 전보다 17.7% 늘었다. 뱅크레우미 1890억3200만원, 테바 1842억9300만원, 뱅크하포알림 1325억900만원으로, 세 기업의 주식만 5058억3400만원에 달했다. 회사채도 같은 기업들에 집중됐다. 이들 기업은 이스라엘군 지원이나 정착촌 사업과 연결돼 있다. 뱅크레우미와 뱅크하포알림은 정착촌의 유지·확장을 돕는 금융서비스 등에 관여한 기업으로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데이터베이스에 올라 있다.

7698억원은 공개된 주식·채권 보유액만 합친 금액이다. 사모펀드 등 대체투자를 통해 이스라엘 관련 기업과 사업에 들어간 자금까지 포함하면 전체 투자 규모가 얼마인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스라엘 국채(Israel Bonds) 홍보용 홈페이지 중 일부. 이스라엘의 국채 투자를 통해 이스라엘에 원조를 보내달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인권실사 주주제안에도 반대표, 책임투자는 어디로?

국민연금은 셰브론·메타 주주총회에서 팔레스타인 관련 인권실사의 실효성을 평가·보고하라는 주주제안에 모두 반대하기도 했다. 국민연금은 주주가치 제고에 부합하는지 불분명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정부는 사모펀드·부동산·인프라 등 대체투자에도 ESG 원칙을 확대하기로 했다. 지난 8월 20일 국회를 통과한 국민연금법 개정안은 대체투자에서도 환경·사회·지배구조 요소를 고려할 법적 근거를 마련했으며, 정부는 공포 6개월 뒤 시행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존 책임투자에서도 평가 기준의 공백이 드러난 바 있어, 실효성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참세상이 앞서 확인한 국민연금의 2025년 말 공시에는 ‘책임투자 관련 해외채권 위탁운용사 성과평가 기준’이 “해당사항 없음”으로 기재돼 있었다. 운용사를 선정할 때는 ESG 정책 보유 여부 등에 가점을 주면서도, 선정 이후 책임투자 이행을 성과평가에 반영할 기준은 제시하지 않은 것이다.

참세상은 관련 입장을 듣기 위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대외협력단에 전화를 걸었으나 응답이 없었다.

참세상 특별페이지 〈한국과 학살자금〉(newscham.net/noisrael)에서 국민연금공단을 선택한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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