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동차기업 현대·기아가 20년째 이스라엘 군(IDF)에 차량을 공급해 온 사실이 확인됐다. 두 회사는 10년 넘게 이스라엘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 최상위권을 차지해 온 바 있다.

참세상 특별페이지 〈한국과 학살자금〉(newscham.net/noisrael) 중 현대·기아차 발췌

지난 2025년 2월 23일 이스라엘 국방부와 군이 공개한 군 보급용 차량 입찰 결과에는 기아의 소형 SUV인 스토닉이 포함됐다. 이스라엘 국방부와 군이 주관한 이 사업은 소령급 장교와 상급 부사관을 대상으로 여러 차종을 합쳐 약 1만 대를 보급하는 규모로, 계약 기간은 4년이다. 2026년 1월 25일 자 현지 보도에 따르면 기존 차량을 반납한 군인들에게도 기아 스토닉이 계속 보급되고 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기아는 2010년부터 이미 리오를 리스업체를 통해 보급 중이었고, 2011년 리스업체가 군에 추가 공급한 1,500대도 대부분 현대 엑센트와 기아 리오였다. 2016년에는 기아 포르테 디젤이 대령용, 2022년에는 니로 플러그인하이브리드가 중령·대령용 보급 차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스라엘 군(IDF)이 2025년 2월 공개한 보급 차량 차종에 기아 스토닉이 포함되어 있다. 출처 이스라엘 군 홈페이지

기아의 최대주주인 현대차의 군 공급 이력은 더 길다. 2005년 발표된 이스라엘 군의 리스 차량 보급 계획은 4년간 8,000대 규모였는데, 1차 물량 1,700대에는 겟츠 550대와 현대 엑센트 등이 포함됐다. 2010년에는 엑센트 4,500대와 i20 1,000대가 낙찰됐고, 2018년에는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약 1,500대가 공급됐다. 가자지구 학살이 이어지던 2024년 1월에는 전쟁을 이유로 현대차 i20의 기존 군 차량 리스 계약이 1년 연장되는 일도 있었다.

이스라엘 군인들에게 보급된 현대·기아차의 차량은 개인 용도뿐 아니라 군의 업무와 작전에도 사용되는 군수품이기도 하다. 이스라엘 군 차량 보급 규정(참모본부 명령 36.0530) 제25조는 차량을 배정받은 군인이 이를 직무 수행과 개인 복지에 사용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제28조에 따르면 허가를 받아 주간 부대 근무시간의 최대 50% 범위에서 차량을 부대 업무에 사용할 수 있다. 제36조는 작전상 사정 등으로 군인이 보급받은 차량을 일시적으로 쓰지 못할 경우, 부대가 사용할 수 있도록 내놓을 의무를 부과한다.

참세상 자료사진

팔레스타인에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의 민희 활동가는 “지금도 이스라엘 군에 차량이 공급되고 있다면 이는 학살에 실질적으로 관여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이어 “현대차와 기아는 이스라엘 군에 대한 차량 공급 실태를 공개하고, 이스라엘 수출을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자는 군 공급 경위 등을 묻기 위해 현대차와 기아의 언론대응팀에 다양한 경로로 수차례 전화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이스라엘 국채 투자 및 팔레스타인 인권 실사 반대 표결로 논란이 된 바 있는 국민연금은 두 회사의 주요 주주이기도 하다. 2025년 말 보통주 기준으로 국민연금은 기아 지분 7.25%(2,829만 3,584주), 현대차 지분 7.76%(1,587만 9,702주)를 보유하고 있다. 민희 활동가는 “국민연금은 당장 이스라엘 국채 투자를 중단하고, 현대차와 기아에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참세상이 공개한 〈한국과 학살자금〉 인터랙티브 페이지는 newscham.net/noisrael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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