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Gen-Z Regelt(젠지 레겔트)’ 시위가 끝난 뒤 프랑크푸르트에서는 수년 동안 경찰의 체계적인 괴롭힘을 받아온 청년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좌파는 이들과 선을 긋기보다 이 시위를 정치적으로 생산적인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

주말 프랑크푸르트에서 벌어진 격렬한 시위와 충돌은 지난 몇 년 동안 경찰이 자행해 온 체계적인 괴롭힘을 빼놓고는 이해할 수 없다. 출처: IMAGO / 7aktuell

토요일에서 일요일로 넘어가는 밤 11시 30분, 《헤센샤우》 (Hessenschau)담당 편집자는 실시간 속보에 이렇게 썼다. “상황이 진정되고 있다는 말은 취소해야겠다. 도심에서는 여전히 곳곳에서 폭죽이 터지고 있고 물대포도 계속 돌아다니며 사용되고 있다. 약탈당한 스나입스(Snipes) 매장 앞에는 이제 장갑차가 서 있고 쓰레기통에도 계속 불이 붙고 있다. 경찰은 소요가 밤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독일에서 이처럼 격렬한 시위와 충돌이 벌어진 것은 아마 2017년 함부르크 G20 정상회의 이후 처음일 것이다.

급조된 시위 연대체 ‘젠지 레겔트(Gen-Z Regelt)’는 10월 31일 토요일 독일 전역에서 시위를 벌이자고 호소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교육재정 확대와 기후보호 강화, 징병제와 군비증강 반대를 요구하며 약 12만 명이 거리로 나왔다. 프랑크푸르트에서는 약 9천 명이 참가해 인구 대비 참가자 수로 보면 전국에서도 상위권에 들었다. 이 시위는 최근 몇 주 동안 프랑스와 이탈리아, 알바니아 등을 휩쓴 사회복지 삭감과 군사화에 반대하는 격렬한 시위에서 영향을 받았다.

프랑크푸르트암마인에서는 시위가 끝난 뒤 최소 5개 상점이 약탈당했고 불타는 바리케이드가 세워졌다. 언론과 경찰 모두 이 일을 벌인 사람 대부분이 시위 참가자가 아니라 주로 이주 배경의 청년들이었다고 전했다. 인종주의적인 언론 선동은 그날 밤부터 시작됐다. 이슬람 혐오 성향의 전직 교수 주자네 슈뢰터(Susanne Schröter)는 이슬람주의자들과 좌익 극단주의자들이 협력했다는 식의 황당한 주장을 늘어놓았고, 헤센주 기독민주연합(CDU) 소속 로만 포제크(Roman Poseck) 내무장관은 민주주의를 그토록 사랑한 나머지 앞으로 몇 주 동안 모든 공개 집회를 아예 취소하려 한다.

물론 기물 파손이 운동을 전진시키지는 못한다. 오히려 탄압과 정치적 거리 두기를 불러 운동을 마비시킬 위험이 있다. 그러나 토요일에서 일요일로 넘어가는 밤 프랑크푸르트에서 약탈과 격렬한 충돌로 터져 나온 분노는 그날 밤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다. 그 중심에 있던 청년들을 경찰이 수년 동안 체계적으로 괴롭혀온 데서 비롯됐다. 이를 이해해야만 이 분노에 정치적으로 어떻게 대응할지를 찾을 수 있다.

소비의 성전에서 전투의 장으로

우파 언론과 정치인, 경찰은 시위가 시작되기 전부터 상황을 격화시키는 데 힘을 보탰다. 청년연합(Junge Union)의 반헌법 세력은 몇 주 동안 이어진 선동 캠페인의 정점을 찍으며 시위대를 상대로 연방군을 투입하라고 요구했다. 시위가 열리기 전부터 언론이 이처럼 강도 높은 공세를 펴면, 경찰은 나중에 자신들이 벌인 공포 캠페인을 정당화하기 위해 바로 그 시위를 실제로 격화시켜야 한다.

프랑크푸르트에서도 정확히 그런 일이 벌어졌다. 다만 반응이 이렇게 거셀 줄은 경찰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경찰은 시위대를 계속 곤봉으로 때리고 후추 스프레이와 물대포를 사용해 공격했다. 특히 팔레스타인 연대를 공개적으로 드러낸 대열을 집중적으로 공격했고, 결국 오후 7시가 조금 지난 뒤 집회를 해산했다. 경찰은 오후 6시부터 반복해서 시위대열 안으로 돌진하며 상황을 격화시켰다. 경찰은 일부 참가자가 얼굴을 가렸고 불꽃놀이용 화약을 사용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경찰은 해산한 시위대의 상당수를 결국 프랑크푸르트와 인근 지역에서 가장 중요하고 규모가 큰 쇼핑거리인 차일(Zeil)로 몰았다. 거의 모든 대형 패션 체인이 이곳에 번듯한 매장을 두고 있다. 낮의 차일은 소비의 성전이다. 그러나 밤이 되면 점점 더 많은 청년이 모이는 장소로 변한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이주 배경을 갖고 있다. 특히 금요일과 토요일 밤이면 차일에서는 붐박스에서 큰 음악이 흘러나오고, 청년들은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브레이크댄스를 추고 틱톡 영상을 찍으며 맥주를 마시거나 때로는 대마초를 피운다. 이 가운데 특별하거나 위험한 일은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주말 밤 차일의 전형적인 풍경은 청년들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대규모 경찰력도 늘 함께한다. 200m마다 경찰 수송차량을 볼 수 있고, 경찰관들은 완전한 진압 장비를 갖춘 채 네 명씩 무리를 지어 서서 사람들을 지켜보곤 한다. 경찰은 매우 빈번하게 ‘혐의와 무관한’ 불심검문을 실시한다. 백인은 이런 검문을 전혀 받지 않는다. 경찰이 흑인 집단을 또다시 폭력적으로 건물 벽에 밀어붙이고 날씨가 어떻든 속옷만 남기고 옷을 벗도록 강요하는 모습을 촬영하려 한다면, 백인이 겪는 일이라고는 기껏해야 휴대전화를 빼앗기는 정도다. 아무런 증거물도 찾지 못하고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인 이런 의례적인 굴욕은 프랑크푸르트의 많은 이주 배경 청년에게 일상이다.

놀라운 일도 아니다. 차일을 담당하는 곳이 프랑크푸르트 제1경찰서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바로 그 경찰서다. 이곳 경찰관들은 극우 채팅방에서 인종주의적·반유대주의적·성차별적인 살해와 강간의 환상을 공유했고, 이곳에서 이른바 ‘NSU 2.0’이 활동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경찰관 요하네스 S.(Johannes S.)가 아마 동료 경찰관들과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경찰서 컴퓨터를 이용해 개인 주소를 수집하고 인종주의적 동기에서 170건의 살해 협박을 보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 경찰이 경찰을 수사하는 거의 모든 사건이 그렇듯 수사와 재판 절차는 중단됐다.

주말에 자신이 사는 도시 중심부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경찰에게 괴롭힘과 방해를 받지 않으려는 프랑크푸르트 청년들과, 조직된 극우 집단이 수년 동안 아무런 제지 없이 활동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관할 제1경찰서 사이의 관계는 이미 오래전부터 극도로 긴장돼 있었다. 이런 긴장의 출발점은 프랑크푸르트 제1경찰서가 자행해 온 체계적이고 인종주의적인 괴롭힘이다.

행동과 반작용

토요일 저녁 경찰은 이전 몇 시간 동안 체계적으로 공격해 온 Gen-Z 시위의 남은 대열을 차일에서 폭력적으로 해산했다. 이 과정에서 차일에 있던 사람들에게도 물대포와 곤봉을 사용했고, 상황은 폭발했다. 이후 경찰과 청년들 사이에 쫓고 쫓기는 상황이 이어졌으며, 특히 이주 배경 청년들이 심각한 폭력과 체포에 노출됐다. 경찰은 이렇게 자신들의 공포 캠페인을 정당화하는 데 필요한 장면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경찰은 목표를 훨씬 넘어섰다. 그날 밤 바리케이드가 불탔고, 경찰은 사람들을 구타했으며 병이 날아다니고 상점 유리창이 깨졌다. 운동화에는 새로운 주인이 생겼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나중에 독일의 중고거래 사이트 이베이 클라인안차이겐(eBay Kleinanzeigen)에 한 짝씩 나왔다. 경찰은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방대한 영상을 확인하기도 전에 54명을 임시 체포했다.

Gen-Z 시위 주최자들이 그날 밤 벌어진 일과 선을 긋는 데는 두 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이들은 청년들의 폭력을 규탄하면서 자신들의 시위는 평화적이었다고 밝혔다. 이런 거리 두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슈프링어(Springer) 계열 언론과 우파 정치인들이 프랑크푸르트 청년들을 향해 노골적인 인종주의를 쏟아냈고, 앞으로도 쏟아낼 것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끔찍하다. 아마 일부 좌파도 누가 이들과 선을 긋는지를 보여주려는 경쟁에 뛰어들 것이다. 슈프링어 언론처럼 노골적인 인종주의에 빠지지는 않을지 모르지만, 결국 똑같은 주장을 되풀이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반사적으로 선을 긋는 태도는 이주 배경 청년들의 분노가 정당하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그 뿌리를 묻지 않는다. 그러나 바로 그것이 좌파 정치가 해야 할 본래의 과제다. 결국 앞으로 나올 선의의 거리 두기는 프랑크푸르트 차일의 분노한 이주 배경 청년들에 대한 정치적 배신이 된다. 이런 태도는 Gen-Z 운동 전체를 겨냥해 급격히 강화될 탄압에 정당성을 부여할 것이다. 정당하게 분노하는 청년들에게 무거운 처벌을 내리는 데 힘을 보탤 것이다. 거리 두기는 경찰과 정치권, 슈프링어가 벌이는 공포와 탄압 캠페인의 핵심 요소다.

더 나아가 이런 거리 두기는 이제 막 싹트기 시작한 운동을 분열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다. 이 운동에는 청년들의 분노를 낳은 원인을 정치적으로 다루고, 끊임없는 인종주의에 노출돼 분노하는 이주 배경 청년들에게 정치적 조직화의 공간과 전망을 제공할 현실적인 가능성이 있다. 물론 차일의 이주 배경 청년들이 매주 경찰의 인종주의적 괴롭힘을 당하기 때문에만 분노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의 분노는 살 만한 미래 대신 전쟁과 기후위기, 파시즘밖에 전망으로 제시하지 않는 체제를 향하기도 한다. 바로 이 점이 이들을 시위에 참여한 12만 명과 하나로 묶는다.

우리는 프랑스에서 더 나은 대응 방식을 배울 수 있다. 그곳에서 학생운동은 실제로 정부 재정이 빠듯한 상황에서도 상당한 물질적 개선을 정부로부터 얻어냈다. 노동조합과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a France Insoumise), 노란조끼 운동은 분노한 청년들의 시위에 온 힘을 다해 합류했다. 이들은 투쟁하는 청년들 곁에 섰고 함께 조직했다. 망가진 체제의 게임 규칙을 위에서 내려다보며 도덕적으로 훈계하지 않았다.

분노의 원인은 그대로 남을 것이고, 따라서 동원도 계속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좌파의 임무는 이런 시위를 정치적으로 생산적인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연대가 전제돼야 한다. 뜻밖에도 디터 볼렌(Dieter Bohlen, 독일 방송인)조차 주말에 이렇게 말했다. “너희가 더는 참지 못하고 폭발하는 건 당연하다!”

[출처] Die Krawalle in Frankfurt sind eine Folge von Polizeischikane

[번역] 하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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