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비 2천5백만원 사교클럽과 국제민중연대

2001년 투쟁의 세계화 – 세계경제포럼 VS 세계사회포럼

지난 1981년부터 매년 1, 2월이면 스위스의 고급 휴양지인 다보스에 초청장을 손에 쥔 기업인, 경제학자, 경제관료, 언론인 약 2천여명이 모여든다. 기업의 경우 연간 매출액이 7억달러(약 8천4백억원) 이상이어야 하고 매년 1만3천달러의 회비와 2만달러의 참가비를 내야 참가자격을 얻을 수 있는 배타적인 고급 클럽의 연차총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일명 ‘다보스포럼’이라 불리우는 이 국제민간회의의 정식 명칭은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1971년 독일 출신의 하버드대 경영학 교수 클라우스 슈바프에 의해 ‘유럽인 경영심포지엄’으로 시작된 이 포럼은 1973년부터 대상지역을 전세계로, 참가대상을 정치인으로까지 확대시키고 연차총회 외에도 지역별 회의와 산업별 회의를 운영하면서 세계무역기구(WTO)나 선진국 정상회담(G8) 등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열린 포럼의 핵심주제는 ‘세계화’였다. 몇달전 시애틀에서 벌어진 시위로 인해 포럼에 참석한 엘리트들은 세계화 시대에 빈국이 좀 더 많은 혜택을 누려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지만 어떠한 실천방안도 만들지 못한 채 포럼을 마쳤다. 오히려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와 같이 “성공적인 세계무역회담이 가져올 막대한 혜택을 뒤로 미뤄서는 안된다”는 얘기만 난무했다.

기업가와 정치인들이 세계화의 전략을 수립하는 이 포럼의 개최지에서도 시애틀과 마찬가지로 격렬한 항의시위가 벌어졌다. 39개국의 1백50개 조직으로 구성된 환경인권운동연합과 노동조합 등은 다보스포럼이 초청받은 인사들에 국한된 밀실담합이라고 비판하면서 수백만명의 인구에 영향을 줄 수십억달러짜리 거래가 밀실에서 성사됐다고 공격했다. 정보화 격차 해소가 주된 주제가 될 것으로 보이는 올해 다보스포럼은 오는 25일부터 30일까지 6일간의 일정으로 열린다.

한편 지난해 다보스에서 시위를 벌였던 비정부기구의 활동가들은 같은 시간 지구반대편에서 모여 세계경제포럼에 맞선 대안의 포럼을 개최한다. 바로 브라질 노동당(PT)의 거점지역인 리우그란데 두술 주의 주도 포르투 알레그레시 카톨릭대에서 열리는 세계사회포럼(World Social Forum)이 바로 그것이다.

지난해 6월말 유엔 사회개발 정상회의가 열린 제네바에 모인 각국의 활동가들이 다보스포럼에 맞선 포럼을 제안하면서 준비가 시작된 세계사회포럼은 올해부터 매년 다보스포럼과 같은 기간에 포르투 알레그레에서 ‘전혀 다른’ 주제를 가지고 열릴 예정이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을 비롯해 1천여명의 기업가들이 주된 참가대상인 다보스포럼과는 달리 세계사회포럼에는 월든 벨로 필리핀대 교수(사회학), 조제 보베 프랑스농민연맹 의장, 에릭 투상 제3세계외채탕감위원회 의장, 사미르 아민 제3세계포럼 의장, 룰라 브라질 노동자당 대표, 이냐시오 라모네 <르몽드 디쁠로마띠끄> 주필 등 반세계화운동의 주요인사를 비롯해 각국의 인권, 환경운동 단체, 노동조합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올해 포럼의 주제는 △인간개발을 촉진할 경제정책의 수립 △풀뿌리 조직화의 국제적 전략 수립 △WTO, IMF,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의 민주화를 위한 제안 △다국적기업의 지역사회에 대한 영향력 △빈곤과 기아를 근절하고 환경을 보호할 지속가능한 발전 제안 △성차별, 인종차별 반대 △원주민들의 토지와 문화 보호 등이다.

포럼은 4차례의 회의, 각각의 주제와 소주제에 따른 워크샵 등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브라질노총(CUT), 아탁(ATTAC, 금융거래과세시민연합) 등으로 구성된 포럼조직위원회는 전세계에서 보내온 다양한 크기와 색깔의 돌에 각국 시민들의 메시지를 담아 ‘시민모자이크(citizens’ mosaic)’를 만드는 이벤트도 개최할 계획이다.

1월의 다보스부터 12월 유럽연합정상회의가 개최된 니스에 이르기까지 반세계화운동이 거세게 벌어졌던 2000년에 이어 올해의 반세계화운동은 전세계 비정부기구들이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피해가 가장 컸던 나라 중 하나인 브라질에 모여 세계화의 대안을 모색하는 포럼으로 기업주도의 신자유주의 추진에 포문을 연다.

(세계사회포럼 공식웹사이트 www.forumsocialmundial.org.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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