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교육제도는 독일병정처럼 철저하고 체계적이다.

학생들의 수학능력과 적성에 따라 수학연한과 학교수준(하우프트 슐레, 레알 슐레, 김나지움)을 선택하는 진학제도는 이를 잘 보여준다. 철저한 진로탐색의 결과로 초등학교 4학년 때 인문계인 김나지움을 선택하는 학생은 전체의 30%가량이지만, 3년 뒤 이들 가운데 60%는 다시 직업학교를 선택한다. 그 결과 전체의 12%만 종합대학교 입학자격 시험인 아비투어(Abitur)를 준비한다.

전문대학이나 단과대학 등은 직업학교를 통해 진학이 가능하며, 일하면서 공부하는 것이 생활화되어 있다. 진로탐색 없이 중학교 3학년(9학년)때 성적에 의해서만 진로를 결정하고, 그 가운데 60%가량이 인문계를 선택하는 우리와는 큰 대조를 보인다. 물론 우리와 같은 대입 과열경쟁은 찾아볼 수 없다.

고등교육을 받기 위한 경쟁은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되지만 탈락자가 소외되는 일은 없다. 학력으로 사람을 평가하거나 임금의 수준을 결정하지 않는다. 경쟁에서 뒤지면 직업교육을 통한 대안이 그들을 새로운 희망으로 이끌기 때문이다.

실제로 본에 있는 하인리히 헤르츠 베르푸스꼴렉(공업계 직업학교)에서 벽돌쌓기를 3년째 배우면서(주 2일) 직장을 다니는(주 3일) 학생이 2000DM(약 150만원)을 받는 데 비해 수습교사는 주당 9시간에 1200DM을 받고 있다.

우리가 방문했던 각급별 6개 학교의 교사들은 우선적인 교육목표를 자기가 가르치는 학생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데 두었다. 그래서 교사들은 교재를 학생수준에 맞게 재편성하기 위해 항상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이런 노력 덕분인지 김나지움을 가지 못해 하우프트 슐레를 졸업하고 직업학교에 온 게베르브리에 슐레의 플로리안(Florian·19)군은 “직업학교에 들어와 열등감을 완전히 극복했다”며 “지금은 대학진학보다 훌륭한 마이스터로 성공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비민주적일 정도로 철저한 피라미드식 교육구조가 계층을 고착화시킨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하지만, 독일사회는 하위집단을 그대로 방치하거나 무한경쟁 체제에 그대로 노출시키지 않고 있었다.

언론도 교육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듯했다. 알팅어학교를 방문한 우리를 취재·보도한 남서부 중앙지인 <슈베비스체타블랏지>에는 우리에 대한 기사내용과 함께 울리히 쇼이펠레 교장의 말을 실었다. “아이들이 미래에 대비한 실질적인 경험을 해야 하기 때문에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이론중심의 교육은 의미를 갖지 못합니다.”

삶과 현실을 일치시키는 학습방식은 실용적 교육으로 생활속에 스며든다. 프랑크푸르트 시내에서 만난 젊은 노동자들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10장 정도의 보도블럭 한줄을 까는데 모래를 다지고 수준기로 측정하며 나무망치로 다지기를 30분 이상 하고 있었다. 최고의 효율은 바로 `철저함’이라고 배운 듯하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