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등록 때 지문날인 거부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뚜렷한 법적 근거 없이 만 17살 이상 국민의 열손가락 지문을 컴퓨터에 전산입력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인권침해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경찰청은 16일 주민등록발급 대상자인 만 17살부터 33살에 이르는 남자(800만명)의 열손가락 지문에 대한 전산화작업을 지난 90년부터 꾸준히 벌여와 최근 작업을 모두 마쳤다고 밝혔다.

지문 전산화 작업은 주민등록증 발급 신청서에 찍힌 열손가락 지문을 컴퓨터에 입력해 이른바 `전자 지문’을 채취하는 작업을 말한다.

경찰은 또 만 17살 이상의 여자를 대상으로도 같은 작업을 벌여, 현재 25살까지의 여자 370만명의 열손가락 지문을 전산입력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오는 2001년까지 만 17살 이상 전국민 모두의 열손가락 지문 전산화 작업을 끝낼 계획이다.

경찰은 “지문 전산화 작업이 끝나면 그동안 일주일에서 한달 가까이 걸리던 범인 색출과 변사자 신원확인 작업이 한두시간 안에 이뤄져 경찰 수사와 감식 업무의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인권사랑방,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경찰의 지문 전산화는 모든 국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잘못된 시각에서 출발한 것”이라며 반대운동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문날인 거부운동을 벌이고 있는 이 단체들은 19일 열릴 `제2차 지문날인거부 선언자대회’를 계기로 경찰의 지문 전산화 작업에 대해 본격적으로 문제제기를 할 방침이다.

인권연대의 오창익 사무국장은 “디지털 방식에 의한 전자지문은 지문감식기를 통해 손가락만 대면 주민등록 정보는 물론 모든 개인정보가 다 나타나게 돼 있다”며 “전자지문이 악용될 경우에는 사생활 침해는 물론 고도화된 주민통제 등 장래에 심각한 사태를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창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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