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비 걸 기 ■■ 누구를 위한 전문치의제인가

지난 15일 전국 11개 치과대학 학생 수천 명이 정부 과천청사 앞에서

‘전문치의제의 올바른 시행을 위한 보건복지부 규탄대회’를 열었다. 보

도에 의하면 학생들은 ‘임상경력 5년 이상인 기존 치과의사에게 전문치

의제 응시자격을 부여한다’는 치과의사협회 건의를 수용하려는 보건복

지부를 규탄하며, 전문의 수료과정을 거친 사람에 한해 응시자격을 인

정해 줄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전문치의제 도입은 관련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이해가 첨예하게

걸려 있다. 우선 개업 치과의사들의 경우 대부분 찬성한다. 경력 5년

이상이면 응시 자격을 준다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다. 게다가 돈도 더

벌 수 있다. 대학병원은 더욱 찬성한다. 의사와 마찬가지로 치과의사도

수련 과정에서 싼 값에 많은 수련의들을 부려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치과대학 교수들도 찬성한다. 학교에서 자신의 입지가 굳건해지고, 권

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개업의-교수-병원자본의 이해가 맞물

려 전문치의제 도입이 논의되고 있는 것이다.

적어도 의사 직종과 관련해서 전문의의 엄청난 양산이 의료비 지출만

을 늘렸을 뿐 국민 건강에 조금도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전문치의제의 도입도 그와 별 차이가 없을 것이다.

돈이 많이 벌리는 보철, 교정 쪽의 전문의가 대폭 늘어나게 될 것은 뻔

하다. 또 개업의들이 거의 전문의가 되어 과거와 동일한 행위를 하는

데도 수가만 높이는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도 매우 높다.

그러면 보건복지부는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가. 보도에 의하면 복지

부 관계자는 현재 정부는 시행안을 확정하지도 않았으며 치과의사협회

로부터 치과전문의 시험 응시자격과 관련한 건의도 받지 않았다고 발뺌

을 하고 있다고 한다. 괜히 이익집단 다툼에 끼어들었다가는 본전도 못

찾는 일이 허다하기 때문에, 일단 굿이나 보고 있자는 것이다. 정부의

정책이야 원래 다 그렇다. 표도 안 되는데 누가 나서겠나. 표가 될 수

있는 상수도 불소화도 하지 않는 판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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