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등록증 일제 경신작업을 둘러싸고 일선 행정기관과 주민들간의 마찰이 끊이지 않고있다.
행정자치부가 주민증 발급순서를 지역별 화상(사진·지문 등)입력 진척도에 따라 결정하다보니 실적경쟁을 의식한 일부 읍·면·동사무소의 주민독려가 강압적 분위기로 변질하고, 일부 지역에선 본인이 화상입력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주민증이 임의발급된 사례까지 빚어지고 있다.
성실히 화상입력을 마친 주민 역시 당국의 주민증용 플라스틱 카드 준비 미비로 주민증 발급을 5개월 이상 기다리고있는 경우까지 있어 “준비도 안된 상태서 밀어붙이기만 한다”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15일 행자부에 따르면 지난 5월말 시작한 주민증 화상입력 진척도는 전국 평균 95%. 총 3천5백58만명의 주민증 발급대상자중 1백88만명을 제외한 3천3백70만명이 사진촬영 및 지문날인 등의 화상입력을 마쳤다. 그러나 정작 주민증이 발급된 경우는 전국 2백32개 기초자치단체중 77곳, 7백20만명(화상입력자의 21%)에 불과하다.
이같이 발급이 늦어지는 이유는 조폐공사에서 도입한 주민증 경신용 플라스틱카드 발급기가 화상입력 개시 2개월 후인 지난 7월부터야 가동에 들어가면서 화상입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민증 발급 순서가 지자체별 화상입력 진척도에 따라 결정되고 화상입력 실적이 뒤진 일선 관공서의 ‘과잉행동’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 강동구 둔촌2동에 사는 최연걸씨는 “수차례에 걸쳐 주민증 화상입력 독촉 안내문이 대문앞에 붙더니 얼마전엔 주민증을 말소한다는 내용의 최후 통첩 안내문이 붙었다”며 “이같은 관공서 행태가 공갈협박죄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냐”며 흥분했다.
배정원씨(대구 대명동)도 “지난 8일 ‘내일까지 주민증을 경신하지않으면 주민증을 말소하겠다’는 전화가 회사로 걸려왔다”며 “일종의 ‘협박’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주민등록법 개정으로 주민증 항시소지의무 조항이 삭제됨에 따라 주민증 경신을 강요하거나 위협적 언사를 사용하는 것은 직권남용에 해당하는 위법이라는 것이 시민단체의 주장이며 행자부도 이에 동의하고 있다.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주민증이 임의발급된 사례도 있다.
충북 단양읍에 사는 임은정씨는 “직장일로 시간이 없어 주민증 화상입력을 하지못했는데 지난 10월 중순 새 플라스틱 주민증이 발급돼 깜짝 놀랐다”며 “읍사무소에 보관돼있던 과거 사진과 지문을 컴퓨터로 복사해 발급한 것을 알고 이를 항의해 취소시켰다”고 말했다.
<김병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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