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11월 22일 ∼ 1999년 11월 28일 : 제315호
무너지는 학교, 어떻게 할 것인가
시민사회단체, ‘학교 살리기’ 대안 모색 발벗고 나서
학생·교사·학부모 의견 차이 넘어 함께 대안 고민해야
썰렁한 얼굴로 교사를 바라보는 아이들과 ‘교과서 찢는 게 제 취미
예요’라는 무표정한 아이. ‘학생이 학생다워야지, 퇴학감이야’
‘부모가 그러니 애가 원…’이라며 아이들과 사회의 변화를 인정하
지 않는 교사들.
학교가 위기를 맞고 있다. 여기저기서 학교가 무너지고 있다고 아우성
이다. ‘교실붕괴’ ‘학교붕괴’란 말이 연일 신문과 방송을 뒤덮고,
교육운동단체를 비롯한 시민단체에서 잇달아 대책마련 토론회를 열고
있다.
교육의 황폐화, 입시교육의 폐해, 학교운영의 비민주성 등은 이미 교
사·학부모·학생들에게서 꾸준히 제기돼 온 문제들. 하지만 최근 1∼
2년 사이 나타나고 있는 ‘학교붕괴’의 위기감과 불신감은 이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게 중론이다. 전교조 정책연구소(준) 학교
교육연구실 구자옥 연구실장은 “교사·학생·학부모의 의사소통 단
절과 여기서 기인하는 상호불신과 적대, 수업과 생활지도의 실패로 인
한 학교교육의 무력화 등은 학교의 존재마저 부정하게 만드는 심각한
수준으로까지 번져가고 있다”고 말한다.
학교붕괴의 원인에 대해선 이미 수많은 토론이 이뤄졌다. 학생들은 통
제적인 학교교육, 교사의 한계, 변화하는 학생들을 따라오지 못하는
학교 상황 등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학생 개개인의 개
성과 능력을 키워주지 못하는 교사들에게 강한 불신감을 갖고 있다.
교사들은 제대로된 인성교육을 할 수 있는 여건을 교육부와 학교당국
이 만들지 못하고 있으며 학부모가 교사의 권위를 실추시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렇듯 각자 선 위치에서 ‘학교붕괴’의 원인을 진단해왔지만 이제
는 서로의 입장 차이를 인정하는 가운데 함께 대안마련에 나서야 한
다는 필요성이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하나로 교사·학부모·
학생·시민단체들이 한자리에 모여 툭 터놓고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
가 마련됐다. 경실련·참교육학부모회·전교조·기윤실 등 16개 단체
로 결성된 교육개혁시민운동연대는 지난 19일 오후 6시부터 숭실대
사회봉사관에서 학교붕괴 대책마련을 위한 밤샘토론회를 가졌다.
교육개혁시민운동연대 이재국 사무차장은 “교육부는 현 교육정책 실
패에 대한 책임과 반성없이 교사와 학부모의 갈등구조에 문제의 원인
을 돌리고 있다”며 “이번 토론회는 교사와 학부모의 공동연대를 통
해 ‘학교살리기’를 위한 대안을 마련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참교육학부모회 박인옥 사무처장은 “총체적인 학교교육 구조의 문제
가 이제서야 폭발한 것”이라며 “학생·학부모·교사·학교당국·교
육부 모두가 책임을 지고 시급히 대안모색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
다. 그는 또 “학교붕괴의 징후는 수년전부터 나타났는데도 이렇다할
대책을 내놓지 못한 교욱관료의 책임을 묻지않을 수 없다”며 “이제
더 이상 ‘학교붕괴’ 말만 하지 말고 새로운 교육체제와 제도에 대
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정은 기자 punda@kng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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