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11월 29일 ∼ 1999년 12월 5일 : 제316호

카메라로 불러낸 역사의 진실

기록영화제작소 보임의 「낮은 목소리 1·2·3」

단체상

‘역사의 진실을 외면하려는 우리를 있는 그대로 역사 앞으로 불러냈

다’는 평가와 함께 기록영화제작소 보임(공동대표 변영주 신혜은)의

「낮은 목소리」 연작 3편이 제9회 민족예술상 단체상을 받았다.

93년 이후 7년여간 보임은 자신들의 카메라를 일본군 위안부들에 고

정시켰다. 「낮은 목소리1」의 일본 야마가타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오가와신스케상, 브뤼셀 국제독립영화제심사위원 목소리2」의 대만 다큐멘터리영화제 메리트프라이즈 수상, 뉴욕 여성

영화방송인협회가 발표한 ‘세계여성영화 23선’ 선정 등 화려한 수

상경력은 「낮은 목소리」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작은 증거일 뿐.

한 영화평론가의 말처럼 이 영화는 지난 7년간 ‘관객에게 자신의 삶

과 역사의 주체로 나서기를 촉구’하는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이번 민족예술상 수상은 보임의 작업이 갖는 역사적 의미를 확인시켜

준 셈이다.

변영주 감독은 “세상과 소통할 도구가 없는 사람들에게 영화를 통해

말할 자리를 마련한 것 뿐”이라며 “작업을 함께 진행한 보임의 모

든 사람들에게 주어진 상이라서 더욱 기쁘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보임의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한 세 번째 다큐멘터리 「숨결」

(35mm, 75분)은 “할머니들이 스스로 쓴 역사책”. 전작들이 피해자

할머니들의 현재에서 상처와 치유의 목소리를 찾은 것과 달리 할머니

들의 증언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취직시켜준다는 말에 속아 대만의 위안소로 끌려갔다는 이용수 할머

니, 나물뜯으러 산에 갔다 일본군에 잡혀 위안소로 끌려갔다는 심달연

할머니, 수십년간 써온 일기로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하고도 딸에게만은

끝내 감추고 싶어한 김윤심 할머니 등의 증언이 살아있다.

「낮은 목소리」는 국내 유일의 극장 개봉 다큐멘터리지만 지방에선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영화. 보임은 어려운 극장개봉을 기다리는 대

신 ‘자주상영’ 방식을 택했다. 영사기와 필름을 들고 단체나 학교

등 상영을 원하는 곳이면 어디나 달려가겠다는 것이다. 3월 개봉. 문

의 02-597-5364

<이소영 기자 sylee@kngo.net>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