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11월 29일 ∼ 1999년 12월 5일 : 제316호

시론

방 희 선 변호사

법조개혁 시급하다

근래 우리사회에서 법과 질서의 기본이 흔들리고 있다. 정치가 타락하

고 무궤도하여 세상을 혼란케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으나 이젠 그 혼

란이 사법 분야까지 미쳐 법과 질서를 뒤흔드는 듯 하다.

얼마전 한바탕 태풍처럼 쓸고 간 의정부·대전 법조비리 사태와 검찰

의 항명파동에 이어 최근에는 옷로비 사건과 서경원 전의원 1만달러

사건의 재조사로 검찰이 검찰을 조사하고 재판이 끝난 사건을 재검토

하는 이상한 지경에 이르렀다.

이런 차 알 수 없게 되고 말 것 같기만 하다. 새 천년을 불과 한달정도 앞

둔 지금 이런 모습으로 어떻게 희망찬 미래를 기대할 수 있을까. 하루

속히 근원적 처방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법과 질서의 확립을 위한

참된 법조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깊은 반성이다. 법조계가 이지경이 된 데는 사

회전반의 부조리와 혼란이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더 이상 법과 질

서의 원칙과 기준을 흔들지 않겠다는 우리 모두의 반성이 요구된다.

그러한 사회적 각성과 합의 위에서 개혁을 논해야만 한다.

먼저 사법에 대한 굳건한 신뢰와 권위 회복을 위해서는 법관독립의

확고한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관료화된 조직구성과 계층구조를 없애

기 위한 직급제 폐지와 연임(재임명)제의 개편, 인사제의 합리화와 재

판절차의 개선 등이 이뤄져야 한다.

검찰의 중립성·독립성 회복을 통한 국민적 신뢰회복 또한 긴요하다.

과도한 상명하복체계의 개편과 인사의 객관화를 위한 인사위원회 제

도가 검토되어야 하며, 기소독점 및 편의주의에 대한 적절한 견제장치

가 마련되어야 한다.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대한 재정신청 범위의 확

대와 중요사건에 대한 특별검사제의 효율적 시행을 위한 보완대책도

필요할 것이다.

변호사의 공공성과 윤리성을 제고하는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 법조 삼

륜의 한 축인 변호사의 사회적 기능이 단순한 서비스업이나 지나친

상업화의 길로 흐르지 않고 사회적 존경과 권위를 지킬 수 있는 제도

적 장치가 필요하다. 법조와 사법의 가치를 지키려면 재도뿐 아니라

재야의 권위와 신뢰도 함께 유지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전관

예우와 수임비리를 억제할 제도적 장치와 윤리감찰 기능 강화가 검토

돼야 한다.

끝으로 이런한 분야별 노력뿐 아니라 법조전체의 일관된 개혁·개편

을 위한 근본적 장치로 법조일원화를 위한 법조인 양성과 교육체제의

개편이 시급하다. 단순한 기능인이나 관료가 아닌 법의 구현을 담당할

공통적 사명과 의식을 갖춘 전문지식인을 제대로 배출해야 한다는 뜻

이다.

사법의 신뢰와 법조의 기능은 법조삼륜 모두가 혼연일체를 이룰 때라

야 가능한 것이므로 새 이상에 맞는 합리적인 교육과 양성체제를 갖

추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상과 같은 여러 요소가 종합적으로 어우러져 올바로 실천될 때 비

로소 개혁된 새로운 모습의 사법이 우리 사회의 굳건한 중심으로 자

리잡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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